아가 보호소 봉사활동
[ 나의 사랑 하는 자여, 내게 다가와 -
사랑의 입맞춤 나누자 - 네게 축복하노라,
나의 사랑하는 자여 - 주를 닮아서 -
축복의 향기가 네게로 흘러 - 온 세상 적시리
너를 해하는자 해 함을 입고
너를 축복하는자 - 축복을 얻으리라 !
너는 하나님의 사-람 !
너는 사랑스런 주의 축복 ! ]
- 이삭의 축복 (찬양 중 일부) -
한걸음 발을 딛자, 부드러운 아기냄새가 코끝에 와닿는다.
흔들 의자에 뉘여있는 아기, 침대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는 아기.
여기는 보통 걷기도 전의 아주 어린아이들이 와 있는
아기 보호소 이다.
교회가 주축이 되어 운영하고 있다.
예전에 했었는데,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봉사활동을 하러 왔다.
바빠서 못 올 때는 작은 금액이라도 후원을 하며 마음을 보태기도 했다.
아기들을 보러 올 때에는 그 전날부터 손톱이든 뭐든
나의 위생상태부터 철저히 점검한다.
아기들을 돌볼 때에는 철저하게 옷도 갈아입고, 마스크도 써야한다.
당연하지만, 아주 기본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또 너무나 당연하게도 내부사진 촬영은 절대 안된다.
글쎄, 시설정도는 허가를 구하고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기들 사진은 절대절대 안된다.
물론 나는 들어가는 순간 핸드폰 쳐다도 안본다.
아기들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기지도 못하도, 말은 당연히 못하는 정말 어린 아가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일단 위생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그리고 목도 못가누는 아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
오늘은 태어난지 100일도 채 안된 아가랑 한참 시간을 보냈는데,
순하기도 하여라, 정말 내가 보이는건지
빤히 나를 쳐다보는데 한참을 눈맞춤을 했다.
가만가만 찬양을 불렀다.
아는 축복송은 총 동원 ㅎㅎㅎ
[ 주님 너를 항상 인도하시리, 메마른땅에서도 너를 만족시키리 ~
너는 물댄동산 같겠고, 마르지 않는 샘 같으리 ~
너는 물댄동산 같겠고 ~ 마르지 않는 샘 같으리 ! ♬]
눈을 맞추며 알아들을지 모르겠지만
그 아이를 보며 우리 조카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형아가 있어 ~ 너보다 5살많은 , ~
아주 수다스럽단다 ~ 친화력이 좋아서, 너를 만나면
엄청 귀여워 해줄텐데 ~
끼가 많아서 연예인 하면 잘할텐데,
아쉽게도 춤이랑 노래가 부족해.... ㅎㅎㅎ
그 얘기가 웃겼던 걸까?
갑자기 함박웃음을 짓는다
포동포동한 볼에 슬며시 가리웠던 보조개가 쏘옥 모습을 드러내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세상의 근심따위 기억도 나지 않더라.
수다스런 내 이야기를 한참 방긋방긋 웃으며
(거짓말 같지만, 진짜 듣고 있다는 듯이 웃었다 ㅎㅎㅎ)
스르륵 잠이 들더라,
엄마품을 찾듯, 내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으며,
내 품에서 깊이 잠이들었다.
깊이 잠든 듯 하여 침대에 뉘여도 되었지만,
많이 안아주고 싶어서
굳이 내려 놓지 않고, 계속 안고 있었다.
다행히 내 품이 불편하지는 않았던건지 정말 곤히 자는 모습이
너무도 예뻤다. 자다가 무슨꿈을 꾸는지 피식피식 웃는데..
이유없이 나도 따라 웃었다 :)
자고 있는 아기를 가만히 바라보며, 기도했다.
하나님, 아이가 걸어갈 세상이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겠지만
항상 주님의 보호속에 인도해주시기를..
그래도 혹시나 가능하다면, 꽃길만 걷게 해 주시기를..
아기가 살다가 지치고 힘들어, 주님앞에 두손모아 기도할 때
하나님 그 기도에 깊이 응답해 주시기를...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붙여주시기를, 외롭지 않기를..
아가야,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음을 기억하렴
받은 사랑 고이고이 담아 , 해같이 밝고, 사랑많은 아이로 성장하여
그 받은 사랑 나눌 수 있는 아이가 되기를.
아이들이 살아갈 이 땅이, 이 나라가, 이 세계가,
부디 너무 험하지 않기를, 아이들이 살아가기 평안한 나라가 되기를.
....
기도하다 보니 괜스레 눈물이 그렁그렁.. 얼른 휴지로 쓰윽 닦아냈다.
분유를 먹이고 재우니, 그 사이에 잠에서 깬
다른 아이의 분유를 먹인다.
아이를 돌보다 보면 보육선생님도 나도 각자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대화할 틈이 진짜 거의- 없지만,
잠시잠깐 대화들을 하다보니, 느끼는 바가 참 많았다.
예전에 조카의 아가시절, 틈틈히 육아를 함께 한 적이 있다.
우리집에서 내가 재우고 먹이고 씻기고,
근데 그 때도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그만이었다.
그게 최고였다. 똥냄새가 푸데푸데 나도..
잘 싼건 건강한거니까
똥 치우는 그 순간도 조카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원래도 아가들을 좋아했고 틈틈히 봉사활동도 했지만,
봉사자들에게 똥기저귀 치우라고는 하지 않으셔서
잘 몰랐었는데,
그래서
똥까지도 예쁜건 조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아가들은 다 예쁘다.
아이들을 보다보면,
정말 울때는 자기 표현이 확실한 것 같아서 감사하고,
웃을때는 세상을 얻은 것처럼 너무 예뻐서 감사하고,
잘 먹으면 잘먹어서 감사하고,
잘 자면 잘 자니까 감사하고,
잘 싸면 잘 싸니까 감사하다.
아가들은 존재 자체로 감사가 된다.
(아...물론... 미취학에 한정된 이야기다 하하하하하;;;)
...학교를 가기 시작하고 어느정도 크면
애들이라고 다 예쁘진 않....
..........하하하하.......
나는 아기를 낳아본적이 없고, 주양육자가 되어 본적도 없지만,
이런 내 눈에도 너무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럽다.
근데.... 왜... 여기 있는 아기들의 부모들은...
사정없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왜 그 사정을 아가들이 감당해야 하는가..
그 생각을 하면 슬프고 속상하다 못해 화가날 지경에 이르기에
별로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한번 봉사활동을 끝내고 나면,
얼마간은 아기가 눈에 어른거린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나에게도 삶이라는 녀석이
일상이라는 것들이 내가 해내야 할 나의 몫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자주 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더 종종 가야겠다 다짐 해 본다.
내가 다음번에 갈 때는 같은 아기가 없을 수도 있다.
다시 못 만난다는 아쉬움보다
아기가 있어야 할 곳으로 제자리를 찾아갔다는 안도감이
더 기쁘게 다가온다.
아가야, 우리 또 보지 말자 !
(그것이 네가 보호소를 나가, 너의 자리로 갔다는 뜻일테니까.)
네가 있어야 할 곳에서 건강하게 사랑 많이 받으면서 잘 자라렴 !
그러나, 네가 어디에 있든 기도할게 사랑한다 축복해 아주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