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

서른, 노화에 대해

by starka

"이제 너도 늙어갈 나이구나."


서른 살, 새해를 맞았을 때 엄마가 내게 한 말이다. 100세를 기준으로 봤을 때 살아온 날보다 아직도 살아갈 날이 더 많지만 신체가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한 발씩 내딛고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이 진리의 법칙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나이 듦에 있어서 서글픈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다가오는 죽음이 두려워서라기 보다는 예전과 동일한 퍼포먼스를 발휘하지 못하는 신체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서다.


'내가 소싯적에는 쌀 한 가마니 정도는...' '에휴 십 년만 젊었어도 이까짓 거리는 아무것도 아닌데...' '늙어서 그런지 조금만 움직여도 허리가 아파.' 같은 어르신들의 푸념은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는 육체의 한계가 점점 뚜렷해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짙게 배어있다.


경험하기 전까지는 먼 미래의 일처럼, 아니면 영영 겪지 않을 것처럼 여겨지는 죽음보다는 당장 눈 앞의 삐그덕 대는 육체에 대한 회한 때문일까?


존경하는 복싱선수 중 하나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도 30살을 기점으로 신체의 스피드와 파워가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말했고, 현재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복싱선수인 바실 로마첸코 역시 같은 말을 했다.


사실 나는 서른 살이 되기도 전에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해왔다. 예전과는 같지 않은 체력, 피로감, 스피드 등을 생각하면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이런 사실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한다.


그 이유에 대해 언젠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마 육체를 쓰는 일과는 거리가 먼 친구들이기 때문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야 하루 10시간 꼬박 몸을 움직이며 일을 하고 컨디션이 괜찮고 짬이 나는 날에는 운동을 하기 때문에 신체 변화에 민감하지만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체 변화에 둔감한 채 살아가는 것 같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라고 했던가. 나의 원체 예민한 성격 탓에, 느껴지는 신체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면도 없지 않지만 하루라도 건강할 때 그 건강을 조금이라도 더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조금이라도 육체를 무탈하게 잘 쓰고 죽을 때 반납할 수 있지 않겠는가. 몸이 아프면 만사가 다 귀찮고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운동과 관리를 부탁하는 이유다.


만약 인간이 늙지 않고 20대의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쭉 살아간다면,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


어쨌든 필연적으로 노화를 피할 수 없는 이상 최대한 지키면서 사는 것이 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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