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불어보는 바람이 차가워지고 있을 무렵 나는 문득, 이유를 알 수 없는 센터장의 막말에 계속 지쳐만 있기에는 나 스스로에게 너무 미안했다. 분명 다른 부서의 직원들도 스트레스가 있지만 잘 견디고 회사생활 하는데 나만 유별나게 행동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내 감정을 개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결심했다. 우선 병들어 버린듯한 내 마음을 치료하고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그동안 내 머리 속을 꽉 채웠던 어둡고 무거운 상상들을 이야기하며 내 감정상황에 대해 공유했고 의사선생님은 평온한 얼굴로 괜찮다고 위로해주며 앞으로 내가 해야할 일들을 천천히 알려주었다.
첫째, 카페인을 줄일 것! 카페인은 심장의 두근거림을 유발하기때문에 불안한 감정을 더 가중 시킬 수 있다.
둘째, 모든 말을 깊게 생각하지 말 것! 입으로 이야기 한다고 모두가 말이 되는 것이 아니다.
셋째, 가만히 있지말고 움직일 것! 제일 좋은것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지만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당장 돈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지 못한다. 돈때문에 그만두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상심하며 집안에 가만히 있지말고 산책과 같은 활동을 통해 몸을 꾸준히 움직여 주어야 한다.
위 세가지를 지키기 위해 매일 일기장을 작성했다. 카페인 대신 미지근한 물을 마셨고 센터장이 또 슬며시 다가와 이상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할때에면 웃으며 자리를 피했다. 점심시간에는 자주 산책을 나가 햇살을 쐬었고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캠핑에 도전하기도 하였다. 뿐 만 아니라 동료, 지인들과 이야기 할 때에도 힘들다, 죽겠다가 아니라 오늘은 이런 것 때문에 행복했고 이런 일 때문에 즐거웠다며 긍정적인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신기하게도 부정적이었던 생각들은 많이 줄어들었고 1년 정도는 거뜬히 버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센터장의 학사공격이 유달리 심하거나 길었던 날에는 YOUTUBE 영상을 보며 땀에 흠뻣젖을 정도로 격한 운동을 했다. 운동하는 시간만큼은 다른 잡생각이 들지 않았고 씻고 나왔을때 그 개운함은 하루의 고생을 잊을 만큼 행복했다. 운동을 했는데도 불안하거나 우울한 날에는 고양이들을 끌어안고 따뜻한 체온과 고로롱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고로롱: 고양이들이 기분좋을 때 내는 소리로 심리적안정에 도움을 준다.)
우울과 불안장애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나에게 가장 악영향을 주는 센터장의 성격이 변하지 않아도, 센터장이 아무리 막말을 해도 내가 이렇게 노력하면 완전히 좋아지고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도 철떡 같이 믿었다. 실제로도 주변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있는지도 모를정도는 나는 밝은 모습이었고 그렇게 모든 것을 이겨 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