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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껌딱지 Sep 04. 2023

[직업상담이야기]case.2-1 경련단절 12년차

재취업을 위해 열심히 취득한 자격증과 언제든 일 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했지만 경력단절이라는 큰 장벽은 그녀에게 좌절만 안겨주었다고 했다. 사무직경력이 있다고 해도 시대가 많이 변했고, 회사에서 쓰는 프로그램이나 수준도 많이 달라졌을 것을 대비해 없는시간을 쪼개가며 최선을 다해 노력했으나 좋은결과가 나지 않아 답답해 했다.


*경력단절 12년. 과거 사무직(경리) 경력 10년이상, 컴퓨터활용능력 2급. 워드프로세스, ITQMASTER 자격증 취득

*평일 야간 및 주말근무 가능, 자차소지 및 차량운전가능, 출퇴근거리 1시간인 마산,창원, 진해 전체 가능


경력단절이라는 것만 빼면 그녀의 이력은 일반 사무직(경리) 취업에 모자란 스펙이 아니었다. 심지어 평일야간 및 주말근무까지 가능하니 사장님들이 원하는 완벽한 이상향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서류에서,면접에서 탈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로 여성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무직은 크게 3종류가 있다.


1. 경리(경영관리의줄임어): 중소기업에서 경리는 회사 매입매출관리, 직원 출장 및 출장비관리, 세금계산서 발행 및 관리, 회사 내 비품구입, 직원 출퇴근 로그기록 관리 및 정리, 손님응대, 인사관리 보조 등의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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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팀별 서무직: 총무성 성격의 업무로 팀단위의 비품관리,부서업무지원, 문서작성(출장 및 스케줄관리)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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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팀별 전문분야 사무직: 구매팀, 설계팀, 자재관리팀, 홍보팀 등 팀 자체 특정업무 담당으로 채용되는 사무직


그녀가 가진 경력과 자격증은 어디에 조금 더 적합할까? 사실 애매했다. 경리경력이 10년정도 있다고는 하나 당시에는 엑셀이나 수기로 관리를 하는경우가 많았지만 현재(2017년)는 ERP라는 전문 시스템을 쓰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었기에 과거 경력과 현재의 문서작성위주의 자격증이 채용에 메리트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이라도 ERP자격증, 전산회계, 전산세무회계 자격증을 추가 취득해서 재취업에 도전해야할까, 사실 자격증 취득만으로 12년의 경력단절을 뛰어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왜냐면 앞서 1편에서 말했듯이 사장님들이 보기에 그녀는 '감을 잃은 경력자 취업준비생'이 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녀가 해야하는 것은 자격증을 더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사장님들에게 '감을 찾은 구직자','당장현장에 투입이 가능한 구직자'로 비춰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그래서 추천했던 것이 새일센터 내 미취업,경력단절여성 직업훈련 교육이었다. 당시 직업교육훈련 중 '주택관리행정실무 전문가 양성과정' 이 이었는데 해당 과정은 쉽게 말해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일하는 경리사무직을 양성하는 교육이었다.


실제 아파트관리사무소 사용하는 공동주택 프로그램 교육하고, 공동주택 현장실습, 그리고 전산회계 2급, ITQ MASTER 까지 취득할 수 있는 내용으로 과정이 구성되어 있어 그녀의 과거 경력과 현재 자격증을 활용하고 또 추가로 개인역량강화까지 가능해 그녀가 '감'을 찾았다고 증명하기 충분한 프로그램이었다.


다만, 기업의 경리사무직과는 달리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지속적으로 응대해야하고 다량의 컴플레인 접수까지 해야하는 부분이 그녀가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초기 상담을 진행할 때 그녀는 무조건 괜찮다 말하긴 했지만 집단취업상담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관찰한 그녀는 '낯선사람'에 대해서 어려워하는 경향을 보였었다. 그래서 조금 더 정확하게 그녀의 성향을 알아보기 위해 MBTI 성격유형검사를 실시하여 분석했다.


검사결과 그녀는 'ISFJ'로 내향(I)적인 성향을 가진 했지만 타인과 소통하고 감정의 교류를 통해 긍정적인 대인관계 형성이 가능한 감정형(F) 성향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기존질서 즉 규칙(S)따라 정확한 일처리를 선호하고 계획적(J) 성향으로 다량의 업무도 체계적으로 처리 할 수 있는 성향이었다. 심지어 ISFJ 유형 개별 선호도 수치도 매우 높은편에 속해서 검사결과와 그녀의 실제 성향과 싱크로율이 꽤 높았었다.


MBTI검사가 100% 맞다, 틀리다를 결정지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직업을 선택할 때 내가 몰랐던 긍정적인 요인, 스트레스 요인들을 파악해서 미리 대비 할 수 있는 용도로는 충분히 활용가능했기에 그녀의 자신감과 검사결과를 토대로 '주택관리행정실무 전문가 양성과정'을 신청했고 면접(국비교육이라 수강생선발에 면접을 진행함)을 진행했다. 그녀는 면접 합격 후 특유의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3개월동안 교육을 이수 했고 현장실습을 위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직접 섭외해 열심히 배우고 또 익혔다.


이후 아파트관리사무소 사무직 모집공고에 지원했고 단 1번에 합격해 그토록 원하던 취업에 성공했다.


나중에 아파트관리소장님을 만나 합격 이유를 인터뷰했었는데, 경력단절이 마음에 걸리긴 했으나 자격증도 충분하고 실무교육도 이수했으니 충분히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판단해 그녀를 최종합격 시켰다고 말했다.


만약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최소 3년이상의 경력단절 여성이라면 자격증취득 이외에 '나는 아직 감이 있어요.','나는 감을 찾았어요.'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희망직무 실무교육양성과정을 듣기를 추천한다. 단순히 자격증이 있는 것 만으로는 '나는 이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를 증명하기에는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사장님들을 설득하기엔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재취업을 준비함에 있어 조급해거나 스스로를 깍아내리거나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넓은 대한민국에 내가 일 할 수 있는 곳은 반드시 있고 차근히 준비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시간을 투자해 관련 교육을 듣는다면 경력단절이 10년이 되었든, 20년이 되었든 충분히 취업이 가능하니 말이다.\


경력단절은 지난 시간 엄마의 역할에 충실 했던 '훈장'이지 '흠'이 아님을 
꼭 기억하고 많은 경력단절여성분들이 그 긴 시간 잘해왔다고
 스스로 칭찬하길 소원해본다.


                                                                              

                                                      - 경력단절 12년 차, 아이 둘 엄마에서 : case2, case2-1 . 끝.






이전 03화 [직업상담이야기] case.2 경력단절 여성의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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