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남겨야 할 아름다운 수식이란
이처럼 좌표평면은 르네 데카르트에 의해 발견되었다. 좌표는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두 개의 숫자를 점으로 표현하는 것은 17세기 당시에 엄청난 혁신이었다. 점(크기가 없는 도형)을 좌표로 표현했듯이 도형을 수치화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로 인해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을 가지고 수많은 보조선을 그려가며 계산해야 했던 일을 아주 간단히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아래의 상황을 보자.
르네 왕국에 희귀한 보물을 훔쳐가는 괴도 루팡의 소문이 떠들썩하다. 그가 저지른 범행의 횟수도 벌써 3번째다. 그는 범행을 저지른 후에 항상 특이한 표적을 남겼는데 마치 다음 범행 장소를 알리는듯했다. 이번 범행 장소엔 간단한 글이 적힌 쪽지가 적혀있었다.
삼각형의 무게중심
정말 놀랍게도 그가 여태까지 범행을 저질렀던 세 장소를 모두 선으로 이으면 하나의 삼각형이 만들어졌다. 이제 무게중심만 알아내면 다음 범행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경찰은 코기토와 데카르트에게 무게중심을 찾아 줄 것을 의뢰했다.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을 이용해 도형을 그리는 방법을 작도라고 말한다. 코기토는 삼각형의 무게중심을 작도로 구했다. 그러나 그의 방법은 다음 그림처럼 매우 복잡했으며 무게중심의 숫자를 알 수 없기에 장소를 정확히 알기 힘들다. 도대체 어디 즈음일까.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만 그림 밑 *설명을 읽어보자.
컴퍼스의 바늘을 A에 두자. 선분 AB를 지날 만큼 길이로 적당히 벌린 다음 원을 그린다. 컴퍼스의 길이를 그대로 유지한 채 B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원을 그린다. 두 원이 만나는 교점이 2개가 생긴다. 교점을 눈금 없는 자로 연결해서 선을 그린다. 선분AB를 지나는 중점 N을 구한다. 컴퍼스 바늘을 C에 두고 원을 그리자. 또 다른 수직이등분선 두 개를 구할 수 있으며 중점 M과 L을 구한다. 각 선분의 중점을 마주 보는 점에 연결한다. M은 A로 N은 C로 B는 L은 B로 간다. 선분AM, 선분BL, 선분CN의 교점이 G다. 점 G가 삼각형 ABC의 무게중심이다.
이와 달리 수학자 데카르트는 좌표평면을 이용하여 간단히 계산했다. 매우 복잡한 작도와 달리 범행 장소의 좌표만 알면 삼각형의 무게중심을 아주 간단히 구할 수 있다. 그는 좌표평면의 원점을 경찰서로 두고 x축의 방향을 서쪽 y축의 방향을 북쪽으로 두었다. 루팡이 저지른 범행 장소의 좌표를 구하면 A(4,-1) B(-4, 2), C(3, 6)이다.
x끼리 더하고 3으로 나누고 y끼리 더한 뒤 3으로 나누면 삼각형의 무게중심 좌표 G를 알 수 있다.
루팡이 언제 범행을 저지를지 알 수 없어도 좌표평면의 초록색 점이 다음 범행 장소란 사실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범행 장소는 경찰서로부터 서쪽으로 1만큼 북쪽으로 7/3만큼 이동한 곳에 있다.
좌표평면의 발견으로 인해 모든 도형을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아래 그림은 반지름이 3인 원과 하트를 좌표평면에 나타낸 것이다.
우리는 어떤 발자취를 남겨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