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재윤 Aug 07. 2021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우리 삶도 숫자처럼 선명해야 한다고

 

   언어란 무엇일까. 언어란 생각을 주고받는 소통의 도구다. 《빅 아이디어 수학 언어》를 쓴 차오름 작가의 말에 따르면 언어의 목적은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하고 교환하는 것이다. 언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서로가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느냐이다. 


   만약 외국인이 영어로 내게 길을 물었는데 내가 영어를 할 수 없으면 영어는 언어가 되지 못한다. 언어에는 말, 글, 음악, 그림 등등 다양한 종류가 포함된다. “내가 너를 사랑해”라는 문장을 예를 들면, 어머니가 방금 태어난 아이에게 말할 때와 누군가에게 고백을 할 때의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그리고 해석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와 달리 수학은 차오름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100% 생각의 일치를 꿈꾸는 언어이다. 숫자는 물건을 사고팔 때 사용하는 언어다. 물건값을 치를 때 서로 오해가 생긴다면 그것은 좋은 거래가 아니다. 물건값에 숫자가 표시된 이유는 숫자의 신뢰성과 정확성 때문이다. 숫자는 전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똑같다. 백의 자리 숫자는 백의 자리 숫자이고 1은 1이다. 백의 자리 숫자가 갑자기 억의 자리 숫자로 변하는 일은 없다. 숫자는 사람에게 오로지 진실만을 보여주지만, 사람은 간혹 욕심 때문에 숫자조차도 다르게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의 삶도 숫자처럼 선명해야 한다.

  신림역 근처에 사는 형과 함께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고 나왔다. 핸드폰에 결제 내용을 알리는 문자를 봤는데 금액이 33,000원이었다. 난 잠깐 생각했다. 형과 함께 먹은 삼겹살이 몇 인분인지 다시 헤아렸다. 33,000원이 아닌 분명 44,000원이었다. 우린 잠깐 자리에 멈춰 서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공돈이 생겼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딱 한 번 눈 감으면 11,000원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 11,000원을 계산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온종일 찝찝하고 불행한 일들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난 식당 이모에게 계산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모가 나에게 물었다.

     

이모 : 혹시 돈이 더 계산되나요? 
나 : 아니요. 돈을 덜 계산하셨어요.


  식당 이모는 우리에게 거듭 고맙다고 말했다. 다시 11,000원이 결제되었다는 문자가 내게 왔고 나는 맘 편하게 집에 갈 수 있었다.      



숫자처럼 산다는 의미는 계산을 잘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잘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숫자처럼 우리의 마음이 투명해야 하고 솔직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전 11화 대한민국은 헬조선인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