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읽고 꾸준히 쓰겠습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한재우입니다.
또 다시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이런 말씀을 드릴 때마다 기다리셨을 분들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브런치에 소식이 없다고 메일을 주신 분도 몇 분 계셨거든요. 하지만 앞으로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자주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만으로 일곱 해 동안 여섯 개 팀을 경험해보았으니, 흔치 않은 인연으로 두루 배우고 행복하게 일했습니다. 지나간 시간에 감사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될 5월을 기대하는 중입니다.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잘 다니던 회사를 왜 그만 두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저는 늘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보잘 것없는 말단 회사원이었던 마루야마 겐지가 습작처럼 쓴 작품이 기대하지 않았던 신인 문학상을 타게 되자, 그는 과감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문자 그대로 산 속으로 들어갔어요.
"나는 소설로 인정을 받았으므로 오직 소설에 집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다. 그것이 도리라는 것이다."
겐지의 말이 늘 기억에 있었습니다. 저 역시 글을 쓰는 것으로 인정을 받았으므로,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맞겠다고 계속 생각했습니다. 이제 도서관에 살면서 하루 종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늘 그랬듯 부지런히 읽고 꾸준하게 하겠습니다.
6월 초에 책이 한 권 나옵니다. 이 브런치에 몇 년 동안 써 왔던 글들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좋은 글들을 추려서 다듬어 묶었습니다. 그간 두 권의 책과 한 권의 캘린더, 그리고 하나의 플래너를 만들었지만, 에세이는 처음입니다. 브런치의 거친 글을 아껴주신 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잠깐 시간이 있으시다면 아래에 들러 이렇게 나온 책의 제목을 고르는 설문에 발걸음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최대한으로 살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재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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