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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선영 Mar 11. 2016

그대여, 이곳에 있어주세요

스스로 떠나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 지금 내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아픈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알려고 하지도 않아...
나 혼자.
덩그러니. 세상에 나 혼자.
이젠 지쳤어.. 너무 힘들어........ "




세상에 내 편 하나 없고

오롯이 이 차갑고 차가운 세상에 나 혼자 떨어져

그렇게 나 힘들다, 아프다 이야기할 수 없이 지쳐있는 그대.


많이 아프죠? 많이 힘들죠?

누구보다 열심히 이 아픔을 벗어나기 위해 그렇게 애썼는데..

이제 그 힘도 다 한 듯, 

그저 다 포기하고 싶진 않은가요?


그러지 말아요 

힘내지 않아도 돼요. 

애써 웃음 짓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프면 아프다, 나 힘들면 힘들다. 

지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이야기해주세요.

지금 이렇게 그대가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대는 힘내서 잘 살아온걸요.


대견해요.

 너무너무 대단해요.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잘 해오셨어요.

나 하나 사라진다 해도 티 하나 날 것 같지 않겠지만 


아니에요.

당신이 떠나면 슬퍼할 사람. 분명히 있어요.

믿으세요.

분명히 있어요.

여기,

적어도 한 사람.

이 곳.

당신에게 말 걸고 있는 나. 여기 있어요.


알아요.

그대 역시 버티고 버티다 오게 된 길이라는 걸...

하지만, 저는 슬퍼해요

그런 당신을 바라보는 저는 마음이 너무 아프고 너무 안타깝고 너무 슬퍼요.

그러니 자신을 포기하지 말아요. 떠나지 마세요.

소중하고 소중한 자기 자신을 놓지 말아주세요.


여기,

적어도 한 사람.

이 곳.

당신에게 말 걸고 있는 나. 여기 있으니 


살아가요 

놓지 말고 살아가 주세요.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괜찮아요. 그대 

다 괜찮아질 거예요. 그러니 이 곳에 있어주세요.



장례지도사 일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스스로를 놓아버린 분들을 보내는 게 가장 힘이 들고 안타깝습니다. 

' 조금만 더 견디시지.. 얼마나 힘들었으면, 얼마나 아팠으면... 얼마나 얼마나..... '

비록 그 외로움과 아픔을 헤아릴 수 없겠지만, 그대 스스로 놓아버린 길을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워 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한 그대.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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