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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 버텨보려고

ただ、耐え続ける。I 이손끝

by 이손끝

아키코가 농구를 했었다는 것도,

괴로울 때 스콘을 굽는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

秋子がバスケしてたことも、
つらいときにスコーンを焼くってことも、はじめて知ったよ。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글로 쓸 수 있다는 게 대단해.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이구나, 아키코는.

心のいちばん奥のことを、正直に言葉にできるって、ほんとすごい。

本当に勇気のある人だよね、秋子は。


인스타용 완성.png


생각해 보면 아키코와 비슷한 나이에 나도 뭔가를 경험했던 것 같아.
열 살 쯤이었지, 미술을 하기로 마음먹었던 순간을 기억해.

思い返すと、秋子と同じくらいの年ごろに、私にもいろいろあった。
十歳くらいに、美術でいこうって決めた瞬間を覚えてる。


어느 가정이나 형제자매가 있다면 비교는 늘 있는 일이잖아.

친언니는 뭐든지 잘헀어. 공부도, 운동도, 심지어 글쓰기도.

학교에서 받아오는 상장이 늘 넘쳐났지.

どの家でも、きょうだいがいれば比べられるよね。

うちの姉は何でもできた。勉強も運動も、文章だって。

学校でもらってくる賞状は、いつも山ほどあった。


악착같은 구석도 있어서 도내 자전거 대회에서 바퀴가 퍼져버렸는데도
그걸 질질 끌고서 2등을 했다는 이야기는 우리 가족사이에서 유명한 일화야.

負けん気も強くて、県の自転車大会でタイヤがつぶれたのに、
自転車を引きずって2位になったっていう、家族の定番エピソードがある。


언니가 뭐든지 잘하니까.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그녀가 받고,
나는 언니의 그림자 같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지.

姉は本当に何でも上手で。

スポットライトはいつも姉。
私、姉の影みたいだって思った時期もあった。


그런데 언니가 그림만큼은 못 그리는 거야.

우연히 미술학원에 다니게 되면서, 언니보다 조금 더 나은 게 그림이라는 걸 순간 깨달았어.

그래서 미술을 선택했던 것 같아.

でも、絵だけは姉より私のほうがちょっと得意だった。

たまたま美術塾に通って気づいたんだ、絵なら少し勝てるって。
それで美術を選んだんだと思う。


비교당하는 게 싫으니까.
나도 언니보다 하나쯤은 잘하는 게 있다고 인정받고 싶어서.

比べられるの、嫌だったから。
私にも一つは得意があるって、認められたかった。


그렇게 선택한 미술인데, 만년 2등인 거야.

피할 곳은 어디에도 없어, 그렇지 않아?

학창 시절, 항상 나보다 잘 그리는 아이가 있었어.

상을 받으면 그녀 다음으로 이름으로 불리는 게 너무 익숙할 만큼.

そうして選んだ美術なのに、私はずっと二番手。

逃げ場って、どこにもないよね。
学生時代はいつも、私よりうまい子がいた。

賞をもらうと、いつもその子の次に名前が呼ばれるのが当たり前だった。


나는 뭐라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대학 입시에 죽어라 매달렸던 것 같아.

何か証明したくて、受験に必死でしがみついてたと思う。


열아홉 살에 입시를 실패하고 재수를 했는데,

그때는 재능이 있고 없고 가 중요하지 않아 졌어.

형편이 어려워서 대학에 두 번 떨어질 수는 없었거든.

十九で一度落ちて浪人したけど、その頃には才能あるないはどうでもよかった。

家の事情が厳しくて、二度は落ちられなかったから。


창문도 없는 1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총무 일을 하며 공부를 했어.

‘대학에 떨어지면 죽는다’ 생각하며 버텼어.

窓もない三平方メートルほどの学生向けの個室下宿で、総務の仕事をしながら勉強していた。

「大学に落ちたら死ぬ」って思いながら、踏ん張ってた。


아키코가 물어본 ‘죽어라 노력해 본 적 있어’에 대한 대답은 그 시기였던 것 같아.

나도 꽤나 오래전 이야기네.

秋子が聞いた「死ぬほど努力したことある?」の答えは、その時期だったと思う。

私にとっても、もうずいぶん昔の話だね。


원하는 대학에 붙었어.
그런데 변하지 않더라고, 내 상황이, 내 처지가.

望んだ大学に受かった。
でも、状況も立場も、思ったほどは変わらなかった。


진짜로 시작됐지.

아르바이트 때문에 공부할 시간도 없는,

삼각김밥 하나 사 먹는 게 별일인
그다지 빛나지 않는 인생이.

本当に始まった。

バイトで勉強する時間もなくて、

コンビニの三角おにぎり買って食べるのが大ごとで、
そんなに輝かない現実の毎日が。


그 먼 나라의 작디작은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것도
별 볼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해.
한국에서 나를 뽑아주는 회사가 ‘진짜로’ 없었거든.

あの遠い国の小さな会社で働き始めたのも、
私に取り柄がなかったからだと思う。
韓国で私を「本当に」採ってくれる会社が、なかったんだ。


거기서도 나는 버텼던 것 같아.
디자인을 하라면 디자인을 하고, 기사를 쓰라면 기사를 쓰고,
취재를 하라면 취재를 하고, 책을 만들라고 하면 책을 만들었지.

전부 다 엉성하기 그지없는.

そこでも、ふんばってたと思う。
デザインと言われたらデザイン、記事と言われたら記事。
取材も本づくりも、言われたことは全部やった。

どれも拙かったけど、やるしかなかった。


그런 20대, 30대를 지나 보니,
나는 버티는 인생 같아.

そんな二十代、三十代を通り抜けて思う。
私は「耐えて進む」人生なんだなって。


멋은 좀 없지만,
그래도 계속 버텨보려고.

かっこよくないけど、
ただ、耐え続ける。


글을 쓰겠다고 하는 지금도,

내게 능력이나 자질이 있는지는 모르겠어.
오래 버티는 사람이 제일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いまこうして「書く」って言ってるけど、

自分に力や資質があるかは正直わからない。
長く耐える人がいちばん遠くへ行けるって信じて、


버텨볼 뿐이야.

ただ、やってみるだけだ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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