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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익재 Aug 25. 2019

[일상 단상] 글이 주는 매력

나는 어떤 글쓰기를 하고 있는가

사람들은 평생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며 살아간다.

물론 신체의 장애 탓에 어느 하나를 혹은 모두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슬픈 일이다.




어릴 적부터 다른 것보다도 글쓰기를 유독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초등학교 때 독후감으로 상을 받아 도서관에 내가 쓴 글이 전시된 적도 있었다.  


당시에 소설과 만화로 나왔던 '가시고기'라는 책이었다. 어렴풋하지만 주인공 소년의 이름이 '다운'이었던 것 같다. 백혈병에 걸린 초등학생 주인공 그리고 병간호와 병원비 탓에 한여름에도 옷이 없어 겨울 재킷을 입고서 치료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의 아버지를 그린 이야기다.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면서 당시에 어떤 감정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여태껏 내용이 기억나는 것을 보면 그때 읽었던, 썼던 시간이 나에게 최소한 그저 스쳐가는 어느 한순간보다는 무거웠으리라. 참 감사하고 소중한 내 삶의 기억이라 할 수 있겠다.




이후 중, 고등학교를 거치며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렇다. 대학생의 숙명, 리포트 (Report)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대학에 가면 전공을 선택하고 과목을 수강하고 그 과목마다 최소 서너 편의 리포트를 제출하게 된다.


대학교에 다녔던 4년 동안 나 역시도 많은 글을 썼다. 아니, '써야만 했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대학에서 쓰는 리포트는 크게 과제에 대한 선행연구들에 대해 조사, 요약하고 나의 생각으로 대개 마무리를 짓는다.


사실 수많은 리포트를 쓰는 동안, 전공이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선택한 것이었기에 글 자체를 쓰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초반에 기술한 것처럼, 어릴 적 썼던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을 뿐.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나는 '기술적 글쓰기'에 치중한 나머지, 진정 내 마음속의 이야기를 제대로 써내지 못한 것이 큰 이유 중 하나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남 보기에 좋은 글'을 쓰려한 나머지, 내가 글을 통해 하고자 했던 혹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다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면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성인을 자처하는 대학생이 그저 '있어 보이는 글'을 쓰기 위해 정작 내 속의 이야기를 담지 못하는 꼴이란.


글을 마무리하며

글은 우리 삶에서 떼놓으려 해도 떼놓을 수도 없는 존재일뿐더러, 평생 우리의 삶과 함께 합니다.

'평생 친구' 글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친해질 수 있을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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