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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즘은 뭘까?

속궁합에 관하여

오르가즘은 뭘까?

“이번에 사귄 남자 친구 어때?”
“자상하고 배려심있고 다 좋아. 근데...”
“그런데?”
“섹스가 좀 별로야. 예전 남친이랑은 할 때마다 오르가즘 느꼈는데”


 연애의 즐거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섹스다. 연애에서 섹스만큼 큰 즐거움을 주는 일도 없다. 섹스를 할 때 느끼는 즐거움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를 오르가즘이라고 한다. 여자는 지금 남자 친구가 좋지만, 예전 남자 친구와 섹스할 때 느꼈던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해 아쉬운 것이다. 섹스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오르가즘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를 이해할 수 있다.


 오르가즘은 무엇일까? 우선 남자의 오르가즘부터 이야기해보자. 남자는 그 존재가 단순한 만큼 오르가즘도 단순하다. 성적으로 흥분되면 성기가 발기된다. 성기에 어느 정도의 자극이 진행되면 사정을 한다. 사정을 하는 순간에 느끼는 쾌감이 남자의 오르가즘이다. 어떤 사람과 어떤 섹스를 하느냐에 따라 오르가즘의 수위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체로 남자는 섹스를 할 때마다 사정을 하기 때문에 섹스를 할 때마다 오르가즘을 느낀다.

   

 여자의 오르가즘은 어떤 것일까? 여자는 그 존재만큼이나 오르가즘도 복잡하고 섬세하며 어렵다. 여자는 성적으로 흥분하면 성기가 젖는다. 성기에 어느 정도의 자극이 진행되면 일정 정도의 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오르가즘인 것은 아니다. 여자는 섹스를 하더라도 매번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불행하게도 오르가즘을 단 한 번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이나 여자의 오르가즘은 복잡하고 섬세하며 어렵다.


속궁합에 관하여


연애를 하면서 섹스를 통해 오르가즘을 느껴보았다면, 그 절정의 즐거움은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오르가즘을 매번 느끼는 남자도, 오르가즘을 쉽게 느끼지 못하는 여자도 마찬가지다. 그 오르가즘을 느끼기 위해 연인이 아닌 사람과 섹스를 하기도 하고, 과거의 연인과 섹스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연애 꽤나 해봤다는 사람들은 연애에서 성격이나 취향만큼이나 속궁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속궁합이 뭘까? 섹스는 기본적으로 만남이고 접촉이다. 그런데 모든 만남과 접촉이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굳이 섹스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와의 만남과 접촉을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과의 만남과 접촉은 즐겁지만, 또 어떤 사람과의 만남과 접촉은 불쾌감을 주지 않았던가. 섹스도 마찬가지다. 육체적인 만남과 접촉에서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육체적인 만남과 접촉에서 즐거움 혹은 오르가즘을 느끼게 해주는 섹스를 할 때, 속궁합이 잘 맞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속궁합에 관한 이야기는 은밀하게 논의된다. 왜 일까? 단순히 성적인 이야기가 금기시되는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속궁합은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이 따로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연애를 하면서 정신적으로는 만족하지만 육체적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고상하고 고결한 인간에서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동물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속궁합에 관한 이야기는 은밀하게 이야기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것부터 인정하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제껏 우리는 이 말에서 ‘사회적’이란 말에 방점을 찍어왔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동물’이란 말이다. 인간은 사회적이긴 하지만 어째든 동물이다. 그걸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남자든 여자든 어쨌든 동물이기에 성적 욕구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건 정신적인 사랑과 별개의 영역에서 욕구로 존재한다. 쉽게 말해 사랑하지 않아도 섹스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이야기에 혹자들은 남자만 그렇고 여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옳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옳은 이야기다. 우리 사회가 남성 중심의 사회였기에 성과 섹스에 관해 남자에게는 관대한 반면 여자에게는 엄격했기에 생긴 결과론적 이야기다. 성과 섹스에 관한 윤리적, 도덕적인 잣대가 암묵적으로 여자에게 더 엄격했기에 여자들은 성적 욕구를 드러내지 못하는 경향을 갖게 된 것이다.


 섹스의 즐거움이 남자보다 여자에게 조금 더 복잡한 층위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자도 육체적인 성적 욕구가 있다. 말 한 번 나눠보지 않았지만, 육체적 매력이 넘치는 남자와 침대에서 뒹굴며 격정적인 섹스를 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남자들에게는 불편한 이야기이겠지만, 여자 역시 정신적으로 사랑하지 않아도 육체적으로 섹스 할 수 있다. 심지어 오르가즘을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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