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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가 없다면 '정신'은 없다.

정신의 본성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신체의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정신과 신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의 신체는 우리가 그것을 느끼는 대로 존재한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제 2부, 정리 13, 계)


 ‘정신의 대상이 신체’라는 정리에 따르면 두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첫 번째는, 인간은 정신과 신체로 구성되어 있다는 결론이다. 인간의 정신은 신체를 지각하고, 신체를 통해 지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관념을 형성한다. 이 과정이 가능하려면 인간은 정신과 신체로 구성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인간의 신체는 각자가 자신의 신체를 느끼는 대로 존재한다는 결론이다. 이것이 조금 난해하다. 힘이 센 사람인 A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흔히 힘 센 사람의 ‘존재’를 보면 그것이 신체의 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A가 힘이 센 신체로 존재하는 이유는, A의 신체에 힘이 있다는 것을 A의 정신이 느끼기에 그렇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정신이 몸을 느끼는 대로 몸이 존재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래서 스피노자는 인간의 정신의 본성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인간의 신체의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이다. "인간의 정신이 다른 정신들과 어떻게 다른지인간의 정신이 어떤 점에서 다른 정신들을 능가하는지 결정하기 위해서우리는 그것의 대상의 본성을즉 인간 신체의 본성을 인식해야 한다." (제 2정리 13, 주석) 



   

 스피노자의 이야기는 실제로도 옳다. 유독이 컨디션이 좋은 날이 있다. 흔히 사람들은 컨디션이 좋은 이유에 대해 그날 신체에 힘이 넘쳐서라고 결론 낸다. 하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다. 컨디션이 좋은 이유는 정신이 신체에 힘이 있다고 느껴서다. 이제 스피노자의 다음 이야기가 이해된다. "어떤 신체가 동시에 많은 방식으로 작용을 하거나 또는 작용을 받는 데에 다른 신체들보다 더 유능할수록그것의 정신도 동시에 많은 것을 지각하는 데 다른 정신들보다 그만큼 더 유능하다." (제 2정리 13, 주석) 


 스피노자는 인간의 신체가 신체에만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정신과 신체로 이루어져 있고, 이 둘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스피노자의 ‘심신평행론’이다. 스피노자는 인간 ‘정신’의 본성과 기원을 찾으려 했는데, 역설적이게도 그 과정에서 ‘신체’의 중요성을 찾게 된 것이다. 스피노자는 인간 ‘정신의 본성 및 기원 대하여’ 정신과 신체의 관계성 속에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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