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마음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하고 싶지 않은 말.


낡아버리는 건

언어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가끔 느낀다.

의미 없이 내뱉어진 언어들이 마음을 낡게 한다는 것을.


습관처럼 내뱉은 말이

마음을 낡게하는 것은 익숙한 일상이지 않은가.


사랑하는, 고마운, 미안한 그 마음을 눌러 담지 못하고

인스턴트 음식처럼 내뱉어진 그 말이

사랑하는, 고마운, 미안한 마음을 낡게 하는 것은 아주 오래된 습관 아니던가.


소중한 말들을 애써 꾹꾹 눌러 담는다.

의미 없이 내뱉어진 그 언어들이 소중한 마음을 낡게할까봐.


말을 아껴 쓰고 싶다.

참을 겨를도 없이 터져나와 버릴 때만 말하고 싶다.


나의 말은 그랬으면 좋겠다.

말할 수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터져버린, 흘러넘쳐버린 말들이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나는 닥치고 사는 연습을 한다.

터져 나올, 흘러넘쳐버린 말들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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