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사랑이 있다.
마중물의 사랑. 우물의 사랑.
마중물의 사랑.
말라버린 삶을 끝내기 위해 억지스럽게 들이붓는 사랑.
슬픔을 멈춰주는 사랑.
이 사랑을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마중물의 사랑은 뒤로 가는 사랑이다.
그 첫 해갈의 기쁨이 너무 커서였을까?
그 첫 해갈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그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며 애써 믿으며.
마중물의 사랑이 사랑인 이유는,
마중물이 없다면 우물을 길어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중물은 고맙고 또 소중하다.
하지만 그뿐이다.
마중물이 마중물 아니라고 사랑을 덧칠하는 사이,
그 사이에 우물이 말라간다.
진짜 사랑이 그득한 그 우물이 말라간다.
사랑의 진실은 이토록 아프다.
우물의 사랑은 그토록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