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 대한 오해, 그리고 질문

조국 청문회에 부쳐

블랙코미디 같았던 조국 청문회가 끝났다. 끝나자마자 ‘사문서 위조’ 혐의로 조국 아내의 기소가 이뤄졌다. 나는 법을 잘 모른다. 하지만 피의자나 변호인을 따로 불러 조사(소환) 하지 않은 채 재판으로 바로 넘기는 것(기소)이 얼마나 이례적인지 정도는 알고 있다. 공소시효 만료 때문에 소환 없이 바로 기소했다는 의견은 동의하기 어렵다. 어느 대학 총장의 표창장을 허위로 위조했다는 혐의가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혐의가 소환 없이 기소할 ‘껀’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아도 검찰이 다시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왔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혼란스러웠다. 검찰이 당파적 정치를 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야 어제 오늘 일이던가. 한 사람 때문이다. 윤석열.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말로 세상 사람들의 가슴에 돌을 던졌다. 그의 정의감과 기백에 세상 사람들은 감동을 받았다. 그런 윤석열 검찰 총장이 지금의 사태의 중심에 있다. 그러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지금 검찰의 무리한 수사 행태는 윤석열이 보여주었던 정의감과 기백에 어울리지 않는다. 아니 모순된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검찰이 왜 그러는지. 조국이 검찰개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퍼즐이 맞춰졌다. 윤석열에게 놓친 것이 있는 것이 아닐까?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라는 말에 우리는 왜 감동을 받았을까? 윤석열의 저 유명한 말을 “저는 시민에게 충성합니다.”라고 오해했기 때문일 테다.      

 감동을 받기 전에 윤석열에게 물었어야 했다. “그럼 당신은 무엇에 충성을 하느냐?” 우리는 그 질문에 답을 듣지 못했다. 윤석열은 분명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의 지난 삶이 그것을 분명 입증한다. 지금의 사태에서 우리는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윤석열 검찰 총장이 무엇에 충성하고 있는지. 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시민에 대한 충성심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민의 녹을 먹는 고위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염치는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가 '시민'보다 '검찰'이라는 조직에 더 충성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의 졸렬하고 부조리한 검찰의 행태를 설명할 길이 없다. 윤석열 총장과 검찰은 지금 그네들의 졸렬함과 부조리함을 이렇게 정당화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의로운 검찰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조국(검찰개혁)부터 막아야 한다!’ 폐쇄적인 조직의 내부논리는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이것이 검찰이 개혁이 꼭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다. 지금은 윤석열에게 아니 검찰에게 다시 물어야 할 시간이다. “당신은 무엇에 충성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