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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꿈

그녀가 대만으로 떠난다고 했다.

6개월.


그녀는 거리에서 바나나를 사려고 했다.

바나나가 상해버려 사지 못했다.

주춤 거리며 그녀 뒤에 서 있다.


그녀 왜 떠나려고 하는지 묻지 않았다.

이유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도 그녀도.


아무 말 없이 한 참을 걸었다.

내가 그녀를 뒤따라 걸었던 것인지

그녀가 나를 뒤따라 걸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한 참을 걸었다.


너무 울어서 눈 밑이 붉게 부어버린 그 눈만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선명해지기를


대만은 어디일까?

6개월은 얼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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