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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떡볶이와 카푸치노 몽블랑

서울숲 골목에서 찾은 주전부리, 뚝떡과 카페 성수


미로처럼 이어지는 도심의 골목에는 100가지 표정이 있다. 서울숲 옆으로 난 성수동 골목길은 잎을 모두 떨군 겨울나무처럼 차분하고 평화롭다. 낡은 공장지대였던 골목길에 예술과 문화와 음식의 향기가 그윽하다. 사부작사부작 길을 걷다 출출해지면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풍겨온다. 향긋한 드립커피와 개성 넘치는 떡볶이, 고소한 크림수프와 금방 구운 바게뜨 등 취향대로 골라 먹는 주전부리가 골목 구석구석에 가득하다.



뚝섬을 재개발하면서 조성된 서울숲은 서울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숲이다. 문화예술공원, 자연생태숲, 자연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 5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고 숲속놀이터와 가족마당 등 자연 속 휴식 공간이 넉넉한 공원이다. 서울숲이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떠올리게 한다면, 성수동 골목길은 문화예술의 중심지 브루클린을 떠올리게 한다. 공장으로 썼던 건물의 허름한 외관을 그대로 활용한 갤러리나 디자이너 숍, 소박하고 독특한 식당 등 개성 있는 모습이 성수동 골목의 매력이다.



서울숲역 4번 출구로 나와 성동구민종합체육센터를 지나고 키 작은 건물이 이어지는 주택가를 걷다 보면 작고 예쁜 가게들을 만난다. 성수동의 소문난 수제 구둣집을 지나면 가죽공방이 나타나고, 아로마 양초가게를 지나다가 귀여운 꽃집을 만나기도 한다. 대부분 작은 간판에 이름도 없어 길을 헤매기 일쑤지만, 현란한 간판의 홍수 속에서 한편으로 반가운 풍경이다. 성수동의 좁은 골목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2호선 뚝섬역이나 성수역, 분당선 서울숲역에서 10여 분이면 골목길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쫄깃하고 칼칼한 맛에 떡볶이 한 그릇이 뚝딱, ‘뚝떡’

서울숲 근처의 가게는 대부분 규모가 작아서 주말에는 줄이 길다. 주중에 가야 성수동 골목의 제맛을 즐길 수 있다. 골목을 걷다 출출할 때 소박하게 즐길 수 있는 뚝떡은 뚝섬에 있는 떡볶이라서 뚝떡이다.     



칼칼한 고추장 소스에 뭉근히 끓여서 말랑해진 떡볶이와 납작한 만두를 바삭하게 튀겨 매콤한 소스로 무쳐낸 양념만두튀김은 뚝떡의 대표 메뉴. 고추장 소스와 치즈에 버무려 먹는 치즈김말이떡볶음까지 주문하면 뚝떡의 매콤한 3형제를 모두 맛볼 수 있다. 뚝떡 메뉴는 분식이지만, 시원한 맥주에 곁들이면 안주로도 훌륭하다. 



겨울날씨에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날에는 구름처럼 폭신한 카푸치노 몽블랑

카페 성수는 4, 5년 전 성수동 카페 골목 취재로 갔다가 만난 곳이다. 요즈음 성수동은 많이 변했다.

대림창고 이후 블루보틀, 어니언, 할아버지 공장 등 트랜디하고 엣지 있는 공간이 수두룩하게 들어섰다.

그래도 어쩌다 성수동 나들이엔 한 번 갔던 곳으로 발걸음이 움직인다.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카페 성수는 1, 2층으로 나뉘어 있고 테이블 사이도 여유로워 왠지 사생활이 지켜지는 집같은 공간이다.

고운 크림이 가득 올라간 카푸치노 몽블랑을 앞에 놓고 있으면, 메말랐던 마음까지 폭신해진다.




옥상에서 손짓하는 강아지 조형물을 발견하기 전엔 그저 잘 지은  집으로 보이는 카페 성수는 외관보다 실내가 아름다운 공간이다.  햇볕이 따뜻한 날에는 테라스에서  한적한 골목의 정취를 즐기며 앉아 있어도 좋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쿠킹클래스, 낭독시크릿, 그림수업, 더하우스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서울숲 #카페 성수 #카페뚝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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