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알콩달콩 고소한 두부 열전

전남 화순 달맞이 흑두부

두부는 우리 밥상에 단골 반찬이다. 국과 찌개에 조연을 도맡아하는 두부가 전남 화순에 가면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검정콩의 영양이 듬뿍 담긴 흑두부는 수육과 어우러져 삼합으로 태어나고 빛깔 고운 색동두부와 포두부 보쌈은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퓨전 요리가 된다. 화순의 맛있고 색다른 두부 요리로 톡톡 튀는 건강밥상을 만나보자.



지금까지 먹었던 평범한 두부는 잊어라달맞이 흑두부

화순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 군 유적지와 천불 천탑으로 유명한 운주사 등 문화유산과 청정 자연을 느긋하게 돌아보는 ‘테라피’의 고장이다. 특히 흑염소와 흑두부, 다슬기 등 화순에서 생산되는 블랙푸드는 청정지역 화순의 자랑거리다. 



화순군은 ‘블랙푸드와 힐링’을 테마로 해마다 힐링푸드 축제를 개최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블랙푸드 중에서도 흑두부는 검은콩의 맛과 영양이 듬뿍 담겨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화순의 대표 음식이다. 물 맑고 공기 좋은 화순 지역의 70%는 산지로 이루어져 있어 밭이 많고 콩을 이용한 두부 음식점이 많다. 시골집 뒷마당의 가마솥에서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두부처럼 매일 아침 만드는 수제 흑두부는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살아있다. 



화순 음식문화거리에는 고풍스럽게 잘 지은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최초의 흑두부 전문점인 달맞이 흑두부집이다. 커다란 가마솥에 장작불을 때서 흑두부를 만드는 전통방식을 10년 넘게 고수해오고 있다. 무안 염전에서 가져오는 깨끗한 천일염으로 간수를 맞추는 가마솥 흑두부는 일찌감치 특허출원도 마쳤다.

흑두부는 대두로 만든 두부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살아있다. 요즘은 검은콩 가격의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두와 섞어 쓰지만, 그래도 검은콩이 넉넉히 들어가서인지 거무스레한 빛깔의 흑두부는 차지고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검은 콩에는 질 좋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불포화 지방산과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어 성장기 아이들의 발육 촉진에 좋고 여성의 피부 노화와 갱년기를 예방하고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

달맞이 흑두부 식당의 양주승 사장에게 두부는 어머니의 손맛을 추억하는 최고의 음식이다. 어릴 적 부엌에서 직접 두부를 만들던 어머니의 모습과 고단한 작업을 마다 않고 가족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의 사랑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달콩 정식이다. 검정콩을 곱게 갈아 끓인 콩국이 애피타이저로 나오는데, 검은콩의 풍부한 영양과 고소한 맛이 입맛을 살려준다. 

담백한 콩국으로 속이 편안해지면, 맛깔스럽게 무친 나물과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이 나온다. 나물을 넉넉히 넣은 보리 비빔밥에는 직접 띄워서 끓인 청국장을 한 국자 넣고 쓱쓱 비벼 먹어야 제 맛이다. 



매일 새로 담근다는 생김치와 흑두부와 돼지수육이 나오는 흑두부 보쌈은 아삭하게 절인 배추잎에 세 가지 재료를 싸먹는 맛이 환상이다. 부드러운 두부와 쫀득한 수육과 칼칼한 전라도 김치가 어우러져 씹히는 순간, 완벽한 삼합의 하모니가 이루어진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를 이용하는 해물 흑비지파전은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비지만 넣으면 퍽퍽해서 두부 만들 때 나온 콩물을 따로 두었다가 섞어서 촉촉하게 부쳐내는데, 콩의 영양가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주인장의 지혜가 남다르다. 

달콩 정식 외에 일품요리로는 흑두부 삼합, 흑두부 전골, 검은콩 청국장, 검은콩 콩물국수 등이 인기 있다. 검정콩과 흑두부로 만드는 요리는 무엇이든 자신 있다는 양주승 사장의 두부 사랑은 매일 새벽부터 끓여내는 가마솥 흑두부처럼 뜨끈하고 믿음직하다. 



<여행정보>

달맞이 흑두부 : 흑두부 보쌈, 화순군 도곡면 지강로 542, 061-375-8465, 


작가의 이전글 국물 떡볶이와 카푸치노 몽블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