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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엔 칼칼한 칼국수 세 그릇

칼비빔국수와 육개장칼국수 그리고 장칼국수

칼국수라고 해서 흔하게 먹던 칼국수를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두툼하고 쫀득한 칼국수의 화려한 변신이라 해도 좋을 만큼, 칼국수의 다양한 매력을 찾았다. 매콤 달콤한 양념 속에서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탁월한 비빔 칼국수, 칼칼하고 뜨끈한 육개장과 부드러운 칼국수의 만남, 매콤 달콤한 떡볶이 맛으로 입에 착착 붙는 고추장 칼국수까지 이 뜨거운 여름, 칼국수의 변신은 칼칼하고 화끈하다.   


  


일부러 찾아가고 싶은 맛영일분식의 칼 비빔국수

70년대의 허름한 뒷골목을 연상시키는 철공소 골목에서 영일분식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삭막하고 썰렁한 골목에 작은 간판도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긴가민가하며 낡은 문을 열면 진한 멸치 육수 냄새와 국수를 삶아내는 열기로 가득 찬 주방이 마법처럼 나타난다. 가정집을 개조한 실내는 깔끔하고 넓은 편인데, 무엇보다 친절한 손님맞이에 마음과 몸이 사르르 녹는다. 메뉴는 두 가지, 칼국수 면으로 무친 칼 비빔국수와 칼국수, 소면으로 만드는 비빔국수와 소면 중에 선택만 하면 취향대로 맛볼 수 있다.    


 

  

싱싱한 상추가 그득 쌓여 나오는 비빔 칼국수는 고소하고 칼칼한 냄새로 식욕을 돋운다. 후루룩 국수를 먹자마자 리드미컬한 면발의 움직임에 입안이 즐거워진다. 쫀득하게 씹히는 칼국수의 면발과 달지도 시지도 않게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양념장이 조화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시골에서 직접 짜온 고소한 참기름과 깨소금, 국산 고춧가루, 선별한 상추와 오이 등 좋은 재료야말로 비빔칼국수 맛의 비결이다.      



    

비빔 칼국수를 먹을 때 에는 바지락 칼국수의 따끈하고 부드러운 국물이 제격이다. 구수한 멸치국물에 통통하니 불어난 유부는 고소한 맛을 살리고 진득한 국물 속으로 짭조름한 양념간장이 은은하게 퍼지면 칼국수의 진가가 살아난다. 영일분식에 갈 때는 2인 1조가 필수, 비빔 칼국수와 바지락 칼국수를 하나씩 시켜서 함께 먹어야 칼국수 면의 매력을 알 수 있다. 재래식으로 손 반죽해서 기계로 뽑은 칼국수는 쫀득한 맛이 일품, 직접 담그는 김치와 100% 국내산의 좋은 재료들을 40년 이상 한결같이 같은 곳에서 공수하고 있는 것도 믿음이 간다.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마칠 수 있으니 전화확인 필수.      




중독성 있는 매운맛문배동 육칼의 육개장 칼국수

문배동 육칼 식당은 삼각지역 8번 출구로 나가 철길로 된 육교를 건너서 왼쪽의 건물 속에서 간판을 찾아야 하는 숨은그림찾기다. 1980년에 삼각지 고가 아래 조그만 가게로 시작해서 작년까지 삼성역과 마포 등 서울 도심에 네 개의 직영점을 열었다. 오래되고 낡은 식당은 마치 옛날 사진 속의 풍경처럼 친근하다. 맛집 마니아들에게는 내공이 와락 느껴지는 식당이지만,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문을 열어보면 진득하고 구수한 육개장 냄새가 손님을 맞는다.




자리에 앉자마자 맛깔스럽게 보이는 깍두기와 김치, 나물 세 가지가 담긴 접시가 놓인다. 육개장의 매운맛을 적당히 진정시켜준다는 반찬 3종 세트다. 본점의 대표메뉴는 육칼과 육개장이다. 육개장에 칼국수가 나오는 육칼과 육개장에 칼국수와 공깃밥이 나오는 육개장이다. 쭉쭉 찢은 양지머리 소고기와 큼직한 대파가 빨간 국물에 어우러져 담겨 있는 자태만 보아도 침이 솟는다. 대파가 가장 맛있는 겨울, 국 냄비를 저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대파를 넣어 끓인다는 육개장은 대파의 진득하고 달큼하며 새큼한 산미가 특유의 풍미를 살렸다.




육개장의 관건은 매콤한 다대기인데, 국내산으로 가장 좋은 고춧가루와 청양고추와 땡초를 섞어 칼칼한 맛이 좋다. 김이 펄펄 나게 삶아낸 칼국수는 반지르르 윤기가 돈다. 사골국물에 양파, 호박 대파를 넣고 끓여서 칼국수를 삶아내기 때문에 그냥 국수만 먹어도 맛있다. 칼국수를 넣어서 먹어도 육개장의 진한 맛이 유지되는 이유다. 국수를 다 넣어도 좋지만, 두 세번 나눠 넣어서 먹어야 끝까지 쫀득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평일 저녁 7시 반이면 문을 닫기 때문에 오후에도 늦은 점심과 이른 저녁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일요일엔 3시 반까지 하니 영업 시간을 꼭 체크할 것.

 



강원도 토속칼국수벌집 칼국수의 장칼국수 

강릉에서 찾은 벌집 칼국수는 고추장과 된장을 풀어 끓여내는 장칼국수다. 장칼국수는 강원도에서 만들어 먹는 전통음식으로 된장이나 고추장 등을 풀어서 끓여낸다. 집마다 장맛이 다르듯 강원도 곳곳에 장칼국숫집이 있지만, 끓이는 방법도 그 맛도 모두 다르다. 벌집 칼국수의 장칼국수는 직접 담은 고추장과 시중에서 판매하는 고추장을 섞어 간을 해서 얼큰하면서도 달곰한 맛이 매력적이다. 따끈하게 끓여낸 장칼국수에 다진 고기와 김가루, 깨소금 등 고명이 듬뿍 올라가니 고소함이 더해져 감칠맛도 풍부해진다. 직접 반죽해서 썰어 넣은 칼국수는 매끄럽고 부드럽다. 후루룩 후루룩 먹다 보면 콧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마무리로 공깃밥을 추가하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빨간 국물의 유혹이 강렬하다.  

   

 


옛 문화여인숙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40년 전통의 손칼국수집은 입구부터 레트로한 감성이 시작된다. 마당은 천장을 막아서 테이블을 놓고 식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정겨운 분위기가 칼국수 맛에 일조하는 느낌이다. 아침 10시 30분에 문을 열어 저녁 6시 30분에 문을 닫는데, 재료가 소진되면 더 일찍 문을 닫기도 한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과 휴무일인 화요일을 체크하고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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