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딴뚝식당의 게국지와 간장게장 세트
태안으로 떠나는 여행에는 식욕도 따라나선다. 안면도의 밥도둑, 간장게장과 게국지 덕분이다. 간장게장, 게국지와 대하장, 영양굴밥, 모두 먹고 싶은데 한 가지를 정해야 한다면 딴뚝식당이 정답이다. 꽃게탕보다 사랑받는 게국지는 구수하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밥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지는 밥도둑 세트를 만나보자.
간장게장, 대하장, 게국지가 한 상에 나오는 세트 메뉴
딴뚝식당에는 세트 메뉴가 유명하다. 간장게장+대하장+게국지 세트 메뉴는 4인 가족에게 알맞다. 여기에 영양굴밥을 추가하면 밥상이 더 풍성해진다. 밥도둑 간장게장에 공깃밥 추가는 필수. 신선한 알과 게살을 모아 게장 간장을 살짝 뿌려 비빌 때는 고슬고슬하게 지은 쌀밥이 제격이다. 짭조름한 간장게장에 쓱쓱 비벼 한입 먹으면 밥알이 아이스크림처럼 녹는다. 다이어트는 잠시 밥상 아래 내려두고 간장게장에 집중할 것.
탱글탱글하고 큼직한 새우로 담근 대하장은 머리와 껍데기를 벗겨 입에 넣는 순간, 입안이 즐거워진다. 속살이 부드럽고 짭조름한 간장게장과 쫀득하고 달큼한 대하장은 밥도둑 형제다. 간장게장과 대하장은 감초, 당귀, 사과, 양파, 고추씨, 대파 등 15가지 재료를 넣은 간장에 숙성시켜 향긋하고 매력적인 감칠맛이 난다.
간장게장 맛에 가장 중요한 꽃게는 봄에 사서 냉동했다가 1년 내내 쓴다. 가을 꽃게는 살이 없어서 봄 꽃게를 섞어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게장을 매일 담그고, 가을부터 이틀에 한 번씩 담근다. 가을 새우가 맛있어서 9~11월에는 간장게장 만큼 대하장도 잘 나간다. 10년을 훌쩍 넘긴 단골들은 식사한 뒤 한 통씩 포장해서 가져갈 만큼 딴뚝식당의 게장 마니아가 된다.
게국지의 화려한 변신, 꽃게탕보다 깊고 시원한 맛
서산이나 태안에서 처음으로 충청도 토속음식인 게국지 맛을 본 사람들은 호불호가 갈린다. 김장철 남은 배추 시래기를 소금과 게장 양념에 짜게 버무려서 봄날 끓여 먹던 향토 음식이니 외지인에게는 낯설 만도 하다. 옛날 집집마다 끓여먹던 게국지 맛이 모두 달랐듯이, 안면도 지역 식당의 게국지 맛도 모두 조금씩 다르다.
딴뚝식당의 게국지는 이정숙 대표의 손맛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씨도 어릴 때 집에서 젓갈 대신 작은 게를 찧어 넣고 짭짤하게 버무린 배추 시래기를 봄날 끓여 먹었다고 한다. 이씨는 짜게 절인 묵은지가 관광객들의 입에 맞지 않는다는 점과 게장을 팔고 남는 게장 간장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레시피를 만들어 냈다.
한방 재료를 넣어 정성껏 끓인 게장 간장에 쓱쓱 버무린 김치로 끓이는 게국지는 전통적인 맛은 아니지만 깊은 감칠맛이 났다. 손님 입맛에 맞춰서 연구하다 보니 딴뚝식당의 시원하고 순한 게국지가 완성된 것이다. 게국지를 꺼리던 손님들이 이제는 시원한 게국지 맛에 반해서 간장게장과 함께 맛보는 세트 메뉴가 되었다.
태안의 향토 음식을 맛있게 차려 내는 밥상
딴뚝식당은 안면도에서 오래된 식당 가운데 한 곳이다. 태안군에서 딴뚝식당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했을 정도인데, 지금은 딴뚝이라는 이름을 붙인 식당이 꽤 늘어서 헷갈릴 정도. 딴뚝은 옛 마을 이름에서 나왔는데, 자고 일어나면 둑이 생겼다고 할 만큼 동네에 둑이 많아져서 딴뚝이라고 불렀다. 한식과 중식을 망라하던 음식점을 인수해서 태안의 향토 음식점으로 자리 잡은 이 곳은 신선하고 맛깔스러운 반찬에 정성을 다한다.
음식 솜씨가 좋은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물려받은 이씨는 광고보다 손님에게 반찬 한 가지를 더 내고 좋은 재료를 쓰는 데 투자한다고 말한다. 밥상에 올라가는 채소는 텃밭에서 키운 것들이다. 장에서 사는 건 두부와 콩나물, 멸치뿐이다. 식당이 한가한 시간엔 부부가 바다에서 자연산 톳을 따다가 반찬으로 내기도 한다.
시원한 해물칼국수도 단품 메뉴로 인기다. 봄에는 바지락이 맛있고 찬 바람이 불면 굴이 맛있다. 영양굴밥에는 깊은 물에서 키우는 양식 굴을 골라서 쓴다. 1년 내내 신선한 생굴을 사용하기 위해 여름에는 통영 굴을 가져온다. 아침 7시부터 시작해서 밤 9시까지 식당을 운영하기 때문에 언제 가도 맛있는 식사가 가능하다.
#안면도맛집 #게국지와간장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