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세월이 쌓인 평화식당에 들어서면 곱게 나이 든 옛집 마당이 정겹다. 이곳은 지금도 마당 한쪽에서 군불을 때고 나물을 삶아 비빔밥 재료를 만든다. 그 불에 보리새우를 폭폭 끓여 구수한 육수를 낸다.
주인장은 나무로 불을 때서 나물을 삶아야 부드럽고, 육수도 은은하게 우러나 구수하다고 한다. 그 고집 덕분에 따뜻한 보리새우 육수 한 주전자는 삼삼하게 술술 넘어간다. 콩나물, 시금치 등 서너 가지나물과 육회를 얹은 비빔밥에는 먹을수록 고소한 육회와 개운한 고추장까지 놀랍도록 깊은 풍미가 담겨 있다.
육회비빔밥을 주문하면 따끈한 보리새우 육수 주전자를 내주는데, 구수한 맛이 입맛을 돌게 하고 속을 편안하게 해 준다. 육회와 밥을 비빌 때 육수를 한두 수저 넣으면 촉촉하게 잘 비벼지고 감칠맛이 살아난다.
*그 사이 평화식당은 다른 건물로 이사했다. 좌식은 편한 입식으로 바뀌고 메뉴에 익힌 비빔밥도 추가되었다.
Address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 12 Tel 061-782-2034 Open 10:00~20:00, 매달 1,3번째 목요일 정기휴무 Menu 육회비빔밥(특) 16,000원, 한우떡국 10,000원, 육회(대) 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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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찌개라면 역시, 지리산 이대(二代) 순두부
2대를 이어온 전통과 국산 콩 100%’라는 간판이 발길을 잡는다. 지리산 온천랜드 앞에 있는 지리산 이대순두부는 아침 식사를 하려는 관광객으로 늘 북적거리는 식당이다.
청정 해역의 바닷물을 간수로 쓰는 덕분에 몽글몽글한 순두부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강원도의 하얀 순두부에 비해 얼큰하게 조리하는 빨간 순두부는 감칠맛이 풍부해서 뚝배기에 밥을 말아먹으면 해장국으로도 일품이다.
구례의 지역 농산물로 만드는 소박한 반찬이 골고루 맛있고, 국산 콩으로 담그는 청국장도 진하고 구수해서 인기 메뉴다.
Address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로 257 Tel 061-783- 0481 Open 06:00~23:00 Menu 순두부·청국장 각 7000원, 두부김치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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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다슬기수제비, 부부식당
섬진강에서 채취한 다슬기로 신선하게 끓여내는 다슬기수 제비는 방부제가 없고 몸에 좋은 우리밀로 반죽해 구수하며 소화도 잘된다. 연한 초록빛 다슬기 육수에 시원하게 끓여 낸 수제비는 해장국으로 제격이다.
수제비에는 밥 한 그릇이 함께 나오는데 콩나물과 미역무침, 어묵볶음 등 밑반찬 이 맛깔스러워 어느새 시원한 다슬기수제비 국물에 밥을 말아먹게 된다.
Address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구례 2길 30 Tel 061-782-9113 Open 11:00~14: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Menu 다슬기수제비 10,000원, 다슬기회무침 소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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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기와뜰
지리산 자락에서 채취하는 산채나물을 먹고 100세까지 장수한다는 의미를 담아 백세나물정식이라는 건강한 메뉴를 만들었다. 구례의 특산물인 산수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온 주인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냉면과 새콤한 산수유식혜 등 메뉴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구례 토박이들에게 인기 있는 백세나물정식은 주문이 들어오면 돌솥밥을 짓기 때문에 20분은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 애피타이저 삼아 나오는 보랏빛 청포묵에도 산수유 열매의 향기가 배어 있다. 쫀득한 찰떡과 호박전으로 요기를 하다 보면 투박한 옹기에 취나물, 피마자, 도라지, 고구마순, 방풍나물 등 고소한 들기름 냄새 가득한 나물이 담겨 나온다.
부드럽게 볶아낸 묵은 나물도 일품이지만 비빔밥에 넣는 고추장이 명품이다. 달달한 대봉감을 넣어 담근다는 고추장은 시어머니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닿아 달고 구수한 맛이 살아 있다. 따끈하게 지은 돌솥밥과 함께 나오는 가리비젓, 마늘잎, 갓김치, 겉절이, 물김치에 구수한 된장찌개는 푸짐한 고향의 맛을 떠올리게 한다.
Address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로 157 Tel 061-781-6060 Open 10:00~20:00 Menu 백세나물정식 2만 8000원, 곰탕 16,000원
숨겨둔 맛집
알록달록 꽃단장한 매력적인 가오리찜, 동아식당
동아식당의 70년 된 옛 가게 터는 헐리고, 길 건너 이사한 가게에 옛날 간판을 떼어다 붙였다. 마을 주민에게는 대폿집이나 백반집으로 통하지만, 유명 블로거나 여행자들에게는 인심 좋은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삭히지 않고 하루 동안 꾸덕하게 말려서 부추와 양념으로 꽃단장한 가오리찜이 이 집의 대표 메뉴다.
가오리찜을 기다리는 동안 나오는 달걀부침과 두부김치만으로도 막걸리 한 통은 거뜬히 비운다. 주인장이 농사지은 쌀과 채소로 만든 밥상이 소박하다. 부드러운 살점에 오도독 씹히는 물렁뼈까지 맛있는 가오리 찜 말고도 진득하고 칼칼한 국물이 일품인 족발탕도 멀리 타지에서 찾아오게 하는 메뉴다.
구례에서 처음 맛보는 족발탕과 가오리찜도 신선하지만, 손맛 좋은 주인장 할머니가 뚝딱 만들어내는 남도 스타일의 반찬도 입에 착착 붙는다. 지리산 등산객들에게 사랑받는 식당이라 미리 전화해 보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 때로는 20여 명 남짓 앉을 만한 식당 안이 단체 등산객으로 꽉 차서 자리가 없을 때도 있다.
*동아식당 근황이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이웃 블로거가 최근 다녀온 포스팅이 있었다. 시그니쳐 메뉴였던 달걀프라이만 사라지고 밥상은 예전과 비슷하다. 쾌활하고 친절한 할머니 사장님, 여전히 건재하시다니 반갑다.
Address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봉동길 4-5 Tel 061-782-5474 Open 12:00~21:00 Menu 가오리찜(중) 2만 5000원, 돼지족탕(중) 2만 원
*상기 정보는 2014년 3월 31일 발간된 <명소 옆 맛집>의 내용입니다. 이후 식당 정보나 세부 사항은 변경되었을 수 있으므로 방문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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