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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차 Sep 25. 2022

부모의 회복탄력성은 아이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부모가 아니라 발직한 집사가 되자> 중에서-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은 들을 때마다 어쩐지 거북스럽고 거부하고 싶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진리다. 우리 아이들은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부모가 보이는 감정과 태도, 말 습관 등을 그대로 흡수한다. 언제 배웠는지 기가 막히게 카피해서 따라 하고 있다. 특히 부정적인 것은 더 빨리 흡수한다. 따라서 우리가 아이에게 엄마로서 진정으로 해야 할 의무는 100점을 맞게 하기 위한 학습 지도도 거창한 식단도 아니다. 오래된 마음의 상처를 자신만의 전략으로 치유해 나가는 용기와 의지력, 자기 앞에 놓인 어려운 과제들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헤쳐나가는 책임감을 갖도록 몸소 보여주는 것이다. 즉 자기 삶의 주인은 나 자신임을 엄마가 자신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엄마는 태양이다. 그곳에 언제나 존재하며 세상을 향해 아무런 조건 없이 따뜻한 햇살을 내리는 태양. 즉 에너지원이어야 한다. 엄마가 빛을 잃고 무기력하고 우울해 있으면 가족 모두 빛을 잃는다. 하지만 엄마가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살고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이면 가족 구성원 모두 엄마로부터 에너지를 충전받아 각자의 삶을 진취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내가 먼저 변하면 된다. 남편이 무뚝뚝하고 무관심하더라도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부지런해지고, 기대하거나 의존하지 않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면 남편도 변하기 시작한다. 더 도와주려고 하고 예전과는 다른 활기를 띠게 된다.    

  

   부부치료 전문가인 수전 존슨 박사가 『날 꼬옥 안아줘요』에서 한 말을 잊을 수 없다. “당신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선물은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감상적인 생각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에서 나온 말이다.” 나는 변화를 마음먹은 후에 항상 불평과 남 탓을 하던 것을 멈추고 남편의 작은 도움이나 잘한 일 앞에서 그냥 지나치지 않기 시작했다. “역시 우리 남편!”, “당신 덕분에 내가 기분이 좋아졌네. 고마워!” 등 칭찬과 감사의 말을 쓰니 경상도 남자라고 해도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특히나 조금이라도 언쟁을 하면 바로 화해하는 모습을 아이 앞에서 일부러 보여주었다.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용서와 화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다.    

  

    남남끼리 만나 가정을 이루었는데 완벽한 가정환경을 아이에게 조성해주겠다는 꿈은 애당초 미친 짓이다. 『관계를 읽는 시간』에서 문요한 정신과 의사는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안정적 애착이란 끝없는 ‘단절 - 회복’의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동아줄이지, 부모의 초인적 인내와 정성으로 한 번도 금가지 않고 빚어낸 도자기가 아니다. 그러니 제발 천사 같은 부모가 되려고 하지 마라.” 부부는 아주 튼튼한 동아줄로 만든 흔들 다리와 같다. 내 아이가 자신만의 세상으로 건너가기 위해 꼭 거쳐야만 하는 다리인 것이다. 아이가 부모의 흔들 다리를 건너는 동안 다소 불안하고 두렵겠지만 부모 한쪽이라도 출렁거림을 잠재우고 다시 안정감을 주며 그 다리가 안전하다는 믿음만 심어준다면 아이는 오히려 가정에서 사회 적응력을 배우게 된다. 더불어 불안에 둔감하게 반응하며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 탄력성도 자연스럽게 키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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