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격한 여행자 Mar 12. 2021

일본 편의점에서 할 수 있는 것 ep.2

편의점최애템,마트 쇼핑 꿀팁을 꼽아보자



여행으로 일본을 가면 공항에 내려 캐리어를 이고 지고 가장 먼저 편의점, 콘비니에 가는 게 루틴이었다. 원픽은 무조건 타마고 산도! 비닐을 촥 뜯어 내는 것이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 이거 먹으려고 비행기 탔다는 것이 정설. 콘비니를 한 바퀴 스윽 돌며 나 없는 사이(?) 뭐 새로운 게 나온 게 없나 진열대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만했던 행복감 같은 것이 있었다.


여행 시작할 때도 타마고 산도였지만 한국으로 출발하는 하네다 공항 세븐에서 마지막 잔돈 싹 다 털어서 사 왔던 편의점 최애템.


일본에서 생활이 일상이 됐을 때 편의점은 말 그대로 매일의 기억이 남아있는 장소가 됐다. 커피, 보리차, 주스, 탄산수, 커피여과지, 라면, 아이스크림, 삼각김밥, 피자망, 카스테라, 과자... 언제나 장보기 리스트에 있었던 제품들이다. 편의점별 추천템은 자매2가 쓴 편의점 ep.1 참고! 편의점 중에는 브랜드별로 특화된 점포도 있는데 이건 로손이 잘하는 듯하다. 100엔 샵 콘셉트로 저렴한 공산품 많이 파는 '로손 스토어 100'도 근처에 있으면 요긴하다. 술이랑 물, 각종 가공식품이 싸기 때문이다. '내추럴 로손'은 좀 고급진 과자랑 애완동물 간식이 추천템이다. 내추럴 로손에서 파는 센베 과자에 얽힌 자매2의 특별한 추억이 있는데, 한국에는 유튜버 오눅 센베라고 알려진 まめごろう '마메고로우' 라는 제품과 관련된 에피소드. 자매1이 먹어보라고 사다 준 한 봉지를 맛본 뒤 퍽퍽하며 목이 막히는 걸죽한 식감에 빠져버린 자매2. 그 후 내추럴 로손을 찾아 헤매기 시작하는데... 사실 이 제품이 로손 자체 브랜드가 아닌데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내추럴 로손에서만 보였다 ㅎㅎ 자매2가 너무 좋아해서; 자매1도 최초 소개한 책임을 지고 지나가다가 내추럴 로손이 보이면 들어가서 まめごろう를 사재기를 해다가 줬다.  


일본에서 편의점은 먹을 것을 사러 가장 많이 가지만, 돈과 관련된 일로도 자주 가게 된다. 아직 완벽한 캐시리스 사회가 아닌 일본에서 ATM기가 있는 편의점은 한국의 체크카드, 버스카드의 기능을 하는 곳이다. 현금을 뽑고 스이카도 충전하고 공과금도 내고 공연 티켓도 구입하고 할 것이 많다.


자매2는 한국 계좌에서 바로 돈을 뽑아 쓸 수 있어서 유학생, 워홀러들이 가장 많이 발급받는 하나은행 VIVA체크카드를 일본 재류기간 사용했다. 편의점 ATM기에서 한국 본인 계좌의 돈을 수수료 없이 뽑아서 쓸 수 있는 카드다. 공과금은 자동이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유초(우체국) 은행 계좌를 터서 활용했다. 요즘은 송금 앱이 워낙 많아져서 우리가 일본에 있었던 2, 3년 전보다 돈 관리는 훨씬 쉬울 것 같다. 그래도 초기 비용으로 가져온 큰돈을 들고 있기도 무섭고 하니 일단 가면 계좌 하나씩은 터놓고 있어야 한다. 현지에서 일하고 월급을 받는다면 더욱더.


세븐 ATM기에 지팡이와 커피를 꽂을 수 있는 거치대가 있다.
세븐 ATM기에 전자 화폐 충전이 가능해진다고 뉴 new가 떠있다.

자매1은 신세이은행(新生銀行) 계좌를 썼는데 은행에서 충전식 체크카드(프리페이드)까지 같이 발급해줘서 정말 편하게 사용(이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신세이는 미즈노 등 대형 은행보다 후발 주자여서 틈새 전략으로 외국인들에게 쉽게 현금카드를 개설해 주고, 신세이 현금카드로 모든 편의점에서 수수료 없이 돈을 뽑아쓸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다. 그런데 재류 기간 중간에 정책이 바뀌어서 수수료 무료를 해주는 등급을 올리기는 했는데 자매1은 일본 생활 끝날 때까지 골드를 유지해서 다행히 수수료 없이 쓰고 왔다. 일본 아이폰은 애플 페이도 되고 요즘은 라인 페이도 쓸 수 있는 데가 많아져서 또 일본에서 생활한다면 그때는 페이를 많이 이용할 거 같기는 하다.


페이 이야기가 나온 김에, 편의점에서도 세븐의 나나코 카드처럼 각 회사 프리페이드 카드가 있기는 있다. 포인트 적립도 되니까 이득이기는 한데 충전하기도 귀찮고 해서 편의점 결제할 때는 거의 대부분 교통카드인 스이카를 썼다. 그래서 하루에 가장 많이 말한 문장이 "Suicaで"(스이카로 결제해주세요)인 날이 찐으로 많았다; 도쿄 교통카드인 스이카를 요즘은 다른 지방에서도 대부분 쓸 수 있고 편의점뿐만 아니라 음식점에서도 결제할 수 있는 곳이 많아져서 여기다 잔뜩 충전해 놓으면 현금 없이도 일정 부분 생활이 가능하다. 스이카 앱을 깔아 애플 워치랑 연동하면 모든 편의점 결제를 손목만 가져다 대고 찍으면 되니까 진짜 편하다.


일본 생활의 절반이 지나고 세븐 점포마다 있는 세븐뱅크 ATM기가 각종 카드 충전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suica도 지하철 대신 여기서 차지했다. 아래 카드 전부 가능





일본을 자주 다녔던 사람들은 취향마다 편의점 최애템은 하나씩 있을 것이다. 한국도 이제 편의점이 일상적으로 들르는 곳이 됐지만 일본의 편의점이 아직은 더 한정판 제품이나 기본 품목이 다양한 느낌이다. 한국 갈 때 선물용, 기념품용으로 샀던 것들 중에 콘비니 제품의 만족도가 높을 때도 있었다. 도쿄바나나 말고 세븐과 어디가 콜라보한 과자를 사다 주거나 간식으로도 기간 한정으로 나온 스위츠들이 굿굿. 패키지도 이쁘고, 가격도 저렴하고, 재미도 있고 그랬다.


2017년 콘비니 픽. 전부 로손 제품. 생햄은 처음에 나왔을 때 100엔이었는데 계속 값이 올라갔고... 겨자마요게살은 맥주 안주로 정말 딱이다. 속이 느끼할 때 먹어도 굿굿!
2019년 콘비니 픽. 세븐의 흰붕어빵(안에 커스터드 크림)과 연어와사비마끼, 로손의 겨자마요게살, 페미마의 일본풍참치마요삼각김밥. 게살만 2년 뒤까지 살아남았군 ㅋㅋ 

집에 놀러와 며칠씩 묵는 손님들에게 가장 좋아했던 편의점템은 세븐에서 파는 우유팩 차음료 시리즈! 보리차, 자스민차, 루이보스티가 1리터 한팩에 100엔! 진하게 우려 놓은 차인데 여름에 얼음 동동 띄워 먹으면 시원하고 맛있고 기분이 조크든요. 집에 물과 함께 항상 구비되어 있었던 음료다. 한국에서도 분명히 이런 제품 팔고 있을 텐데 커피 이외는 잘 안마시기도 하고 어디에나 정수기가 있으니 차를 마시는 문화가 없어서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

세븐 차 시리즈 중에 젤 좋아했던 루이보스티. 100엔에 부가세 붙는다. 일본에 있을 때 왼쪽 디자인이었데 오른쪽으로 바뀌었다고... 맘에 안들....왜 바꿨....

자꾸 콘비니에 대해 쓴다고 해놓고 특정 브랜드에 대해서만 적는 거 같지만 미나토 자매들의 취향과 동선이 세븐과 맞았던 것뿐입니다... 협찬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세븐과 tops(ト ッ プ ス) 레스토랑이 콜라보한 아이스크림 중에 초콜릿 케이크(아래 사진)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하드 형태가 개인적으로는 제일 맛있었습니다. 지금도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친구들이 놀러 와서 여기저기 데리고 다닐 때도 편의점은 하루에 몇 번씩은 들릴 수밖에 없는 곳이다. 물 사거나, 화장실 급하거나, 돈 뽑으러 갔지만 사실 가이드하다가 나 좀 쉬려고 많이 갔다... 여행객들이야 파워파워로 걸어 다니지만 가이드는 반복되는 안내 업무에 ㅋㅋㅋ 허리가 금방 아파오고요.. 좀 큰 편의점에 들어가면 간단하게 밥 먹을 수 있는 탁자랑 의자가 있으니 손님은 앉아서 스위츠 먹고 가이드는 잠깐 쉬는 타임. 


생활인들에게는 편의점 제품은 일본도 한국처럼 마트나 할인점에 비해 꽤 비싸다. 특히 술! 절대 안 산다.. 하지만 여행으로 오신 분들은 플랙스하시니 그냥 사라고 두기도 하지요 ㅎㅎ 단것을 좋아하지 않아 내돈내산 간식이라곤 일절 안 하던 나인데 친구들 가이드할 때 알려 주려고 기간 한정 신상품들을 이것저것 먹어보는 게 일과이기도 했다.

민초파 손님 페미마 픽. 모찌모찌빵?(아래)은 가이도 추천. 맛은 그냥 그런데 촉감이 정말 신기하다.
농후한 우유맛의 페미마 밀크목장 아이스크림(왼쪽). 봄에 딸기 한정판도 나옴. 세븐 딸기모찌 3개입(오른쪽)은 많이 달지 않아서 가끔 사 먹었는데 이것도 봄 한정 딸기맛.




편의점이 일본 일상에 소소한 장보기라면 진짜 장보기는 슈퍼마켓! 


슈퍼마켓은 자매1의 최최최최애 장소. 가족도 없고 친구도 별로 없었던 타국 생활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일이 마트 구경이었다. 골든위크, 연말연시처럼 긴 연휴에 단신 부임자는 마땅히 할 게 없다. 당장 주말만 해도 그렇고요.. 여행을 가거나 친구들이랑 놀러 나가기도 하지만 매번 그럴 수도 없고 번화가로 나가면 너무 피곤하고 매번 그렇게 밖으로 나돌아 다닐 기력도 없었... 뭐니 뭐니 해도 음악 들으며 동네 마트들 한 바퀴 도는 것이 기분 전환으로는 제일 좋았다.


만션 1층에 마루에츠 쁘띠(マルエツプチ)가 있었기 때문에 물건을 사다 쟁여 놓을 필요가 없어서 장은 이틀에 한번 정도 그때그때 필요한 것만 봤던 것 같다. 걸어서 7분 거리에 이온의 저렴이 체인 마이바스켓(まいばすけっと)이 있었는데 최근에 구글 지도를 보니 이 점포가 살던 집에서 2분 거리로 이사. 지금도 그 만션에 살았으면 가장 자주 드나드는 매장이 됐을 텐데... 어쨌든 마루에츠도 제법 컸기 때문에 즉석식품을 포함해 물, 식빵, 고기, 사시미 등등 기본적으로 먹거리는 모두 커버가 됐다. 물도 아마존이나 다른 온라인몰에서 주문 안 하고 2리터 한 병씩 사다 먹었다.


마루에츠 기본 장보기 거리. 골든위크였나 연휴 때 동네에 나 빼고 다 놀러 가서 밤도 아닌데 마구 세일했던 날이었던 듯. 


걸어서 15분 거리에 이온의 고급 체인 피코크(ピ-コックストア)도 있었고, 벌크 체인 하나마사(肉のハナマサ)도 있어서 대량으로 장을 보거나 공산품, 생필품도 동네에서 아무 때나 살 수 있었다. 집에서 묵고 가는 친구들 귀국용 장 보러 가는 곳이기도 했다. 


동네에 다양한 점포가 많아서 심심하거나 저녁에 산책할 때 여기저기 마트를 돌아다니며 가격도 체크하고, 구경도 하고, 오늘 내일 먹을 조리식품을 사 오기도 좋았다. 그러다 한 번 더 삶의 질이 상승하는 계기가 있었는데 그거슨! 간사이 지방 마트 체인인 라이프(ライフ)가 10분 거리에 문을 열면 서다. 대형 매장이기도 했고, 라이프가 각종 즉석식품 라인업이 정말 좋다. 스시, 사시미, 샐러드, 베이커리까지 최고.... 게다가 라이프가 종갓집이랑 콜라보해서 만든 김치! 일본 마트에서 팔고 있는 것 중에 이것만이 진짜 김치 인정. 나머지는 다 달고 단 기무치일뿐... 비싼 게 흠이었지만. 라이프는 드립 커피나 카페, 각종 캔 종류도 세일하면 엄청 쌌기 때문에 한국에 물건 보낼 때 애용했다.

라이프가 종갓집이랑 콜라보로 만든 맛있는 본고장 김치. 250g이 300엔이 넘으니 정말 비쌈;
마루에츠 한 끼. 포테토 사라다는 정말 진짜 많이 먹었다. 연어회는 세일하는 품목이 남아있다면 꼭 장바구니에! 밥솥 없이 즉석밥으로 쌀밥을 대신해서 마끼도 많이 사다 먹음.
일본 어느 마트에나 나물이 있음. 3색이기도 하고 4색이기도 한데 전반적으로 간이 달고 고추장도 적어서 비빔밥 해 먹으려면 김치, 참기름 추가 필수였다.

마트가 주변에 많기도 하고 마트 가는 게 워낙 낙이었어서 아마존이나 온라인몰에서 택배로 시키는 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마트 행사 정보를 모아볼 수 있는 Shufoo!シュフ-のチラシ라는 앱을 깔면 위치 기반으로 주변 슈퍼마켓의 모든 찌라시를 볼 수 있다. 품목별로 세일하는 기간 체크해서 장 보면 꿀잼! 나중에 마트만 따로 더 길게 포스팅해보기로 한다.




※이 연재는 엄격한 여행자와 두 번째 행인이 함께 만들어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본에서 겨울을 보낼 때 필요한 것 ep.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