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수,흔수
(글/그림. Stoneage)
- 뒷 이야기 -
"야! 너 얘기 들었다가 망했잖아!"
"그게 왜 내 잘못이야? 결정은 너가 했잖아!"
.
.
.
훈수를 두었다가 싸움이 난다
.
.
.
훈수는
바둑에서
제 3자가 미처 내가 보지 못한 수를
찾아내어 도움을 주는 수다
그런 의미로서의 훈수를 본다면,
나에게 필요한 조언이나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과실을
바로잡아주는 충고로도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
.
.
하지만
현실 생활에서
대부분의 훈수는
불필요한 일들을 낳는다
.
.
.
훈수를 두는 이는
남의 성과에
쉽게 숟가락 얻을 수 있음과 동시에
혹시라도 어긋날 일에 대한
책임에서는 자유롭다
.
.
잘되면 내 덕이고
안되면 네 탓인 거다
결국
오롯이 내 책임이 되는
상대방의 훈수
.
.
.
훈수를 두는 이는
정말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일까...
야속하게도 그렇다
.
.
훈수를 두는 이는
결정을 하지 않는다
결국,
선택의 주체는 나이기에
책임을 지는 이도
나일 수밖에 없다
.
.
.
훈수를 두는 이는 모른다
내가 이미 충분히 고민하고 있음을
나의 노력을 너무 쉽게 무시하고 있음을
.
.
.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쉽게, 너무 무책임하게
남에게 훈수를 두고 있지는 않은가?
.
.
.
훈수를 두는 이는 모른다
'신의 한 수'라고 착각하며
'흔(한)수'를 두고 있다는 것을
.
.
.
훈수만한
흔수 없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