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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기시대 Apr 17. 2017

석기시대의 그림일기 #104

식물인간



석기시대의 그림일기

(글.그림/Stoneage)


#104. 식물인간


가만히 있어야 하기에

더 처절한 식물인간




=== 뒷 이야기 ===


주어진 대로 만족해야 하고

주어진 만큼으로 살아야 한다.

 

비바람에도 그저 견뎌야 하며,

그 비바람 속을 견디면서도

그것들에서 일부를 취하여

뿌리를 내리는 도치를 한다.

 

햇빛이 드는 쪽으로

뻗어나가러 하지만

뿌리내린 땅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취하려

조금씩 더디게나마

가지와 이파리가

그쪽을 바라볼 뿐이다.

 

그러다

너무 쉽게

아무렇지 않게

밟히고 베이면

또 반항도 못한 체

그저 견디며,

그나마 남아있는 뿌리들은

힘겹게 땅속을

여기저기 비집고 들어간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살기 위한 발버둥은

너무도 처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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