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없다고 말하지 말아라. 이제 너는 겨우 고 1이고, 겨우 17세이지 않느냐. 벌써 인생 목표가 정해져서 그 목표를 향하여 줄달음치는 친구들이 있는 모양인데 그게 꼭 좋기만 한 것일까. 이제 말을 좀 바꿔서 해보길 바란다. ‘아직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고’ 그것이 사실이지?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딱히 이것으로 고집하기 싫은 것이 네 맘이지 않으냐? 그리고 아직 목표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또 얼마나 좋으냐.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그러다가 조금 늦게라도 목표가 정해지면 좀 더 풍부한 경험이 반영된 생활을 할 수 있어서 좋지 않으냐.
미국에서는 웨스트포인트 출신과 ROTC 출신이 반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장성들의 비율도 비슷하다고 하더라. 일찍부터 목표를 정하고 사관학교에 지망하여 일찍부터 군사학을 공부한 사람이 훨씬 더 장성의 비율이 높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비율이 비슷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일반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을 통해 인생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이 장교가 된 후 오히려 지휘 능력이나 업무처리 능력이 더 좋기 때문 아닐까?
목사도 마찬가지다. 일찍부터 목표를 정하고 신학대학에 지원하였고, 그리고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목사가 된 경우와 일반대학을 마친 이후 신학대학원에 지원하여 목사가 된 경우 중 신자들의 선호도가 후자의 경우에 더 높다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구체적인 목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때 현재의 과정에 충실하여 일찍부터 목표가 정해진 친구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부분까지도 경험을 해봐라.
예부터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 사고가 말을 결정하겠지만 내 입을 통해서 나온 말이 거꾸로 내 각오를 다지고 무의식 중에 내 사고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당연히 말이 씨가 되는 것이지. 그러니 같은 표현이라도 긍정적으로 하도록 노력해라. ‘목표가 없다’라는 표현보다 아직 ‘목표를 정하기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라고 표현하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지휘자로 유명한 정명훈 씨는 요리책을 낸 요리 전문가이고, 시로 유명한 김삿갓은 조각에 뛰어난 솜씨를 발휘했다고 하더라. 문학 비평가로 유명한 이어령 교수는 시인으로 글쓰기 인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했다.
네 인생의 구체적 목표가 정해지기까지는 일단 다양한 경험을 해라. 그리하여 고등학교의 모든 과정에 충실하게 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사실 고등학교처럼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는 곳도 없다. 그리고 네가 하는 취미활동, 신앙 활동까지 충실하게 하면서 다양한 실력을 쌓아 이 세상에서 너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때 어디든 달려가서 네 진가를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