샅바싸움

by 강석우

운동을 잘하건 못하건 교사는 교내 체육대회 때 심판을 봐야 한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심판이란 것 자체가 압박이지만 그중 제일 어려운 것이 씨름이다. 샅바싸움이 얼마나 치열한지 한 치의 양보도 없어 시합 진행이 어려울 때가 많다.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학교에서도 초반 기싸움은 치열하다. 신학기가 되면 담임은 초반에 어떻게 학생들을 휘어잡느냐에 따라 일 년 농사가 좌우된다며 얼굴에 웃음기 하나 없이 학생들을 닦달한다. 학생들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어떤 담임인가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대체로 신학기를 맞아 새 친구, 새 선생님을 맞아 불안해하는 학생들을 부드럽게 다독이며 안심시켜 학교생활을 인간적으로 부드럽게 끌어가려는 선생님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학생들이 다리를 그쪽으로 뻗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제멋대로 뻗어나가는 학생들을 다잡으려 무진 애를 쓰기 마련이다. 반면 초기에 무서운 선생님은 학생들이 그쪽으로 다리를 뻗어 수월하게 학급 운영을 해나가며 길들여진 학생들을 슬슬 풀어주기도 한다.


어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일까. 학생들과 샅바싸움을 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들이 신학기의 두려움을 다독이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학생들이다. 자기들을 인격자로 존중해 주는 선생님께 인격자로서 호응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꼭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도 좋은 선생님, 친절한 선생님,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선생님이 최고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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