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 게렌발,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내가 정신줄을 놓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건 아주 작지만 굳은 신념 하나를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실제로 건강하고 병든 건 주변 환경이라는. 마음속 깊이 어딘가 자리한 이런 작고 굳은 확신이 한결같이 나는 건강하다고 되새겨 주었다. 이 확신이 나를 살게 했다. p.147
하지만 그들은 내가 하려는 말을 도무지 들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내가 다 자란 어른이 되었어도. "엄마 아빠 일은 그만 다 잊자" "이제부터는 너와 나 둘 뿐이야" 그러고서 어린 제니는 내가 데리고 갔다. 아이는 마치 나의 일부인 것처럼 내게 꼭 매달려 있었다. 우리는 들판과 숲을 헤치고 나아갔다. 그리고 마을과 도시를 뚫고 지나갔다. 집, 학교, 주방, 식탁, 아파트, 침해, 병원, 폭력, 상처, 그리고 고독을 함께 거쳐갔다. 그렇게 지나가는 길에 있던 제니를 모두 데려왔다. pp.177~180
스웨덴에서는 북극광 현상을 볼 수 있다. 우주 광선과 대류권 위쪽의 자기권 플라즈마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으로 그 광경은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 광경을 보기 위해서는 어떤 다른 광원의 방해도 없이 칠흑같이 어두워야 한다. 이는 곧 내가 책을 쓰는 방식이자 북유럽 스토리텔링 전통에 대한 상징이다. 절대적인 어둠 속에서만이 진정 가장 아름다운 빛을 볼 수 있고 하늘로부터 쏟아져내리는 금가루의 향연을 누릴 수 있다. -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에서 p.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