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대여섯 살 즈음인 어느날 하루, 은미씨는 일이 있어서 어딜 갔었고 그 이유로 묘경이는 아빠랑 단둘이 자야 했었지요. 꽁냥꽁냥 소꿉놀이도 하고 당시 유행하던 ‘돌리고~ 돌리고~’ 춤도 추었습니다. 아빠는 묘경이가 잠들기 전 깨끗이 씻겨도 주었었네요. 그렇게 잠자리에 드는데..
“아빠~ 엄마 보고싶어(울먹울먹)~”
“내일이면 엄마 오는데? 엄마 많이 보고 싶어?”
“응! 보고싶어(울먹울먹)!”
“한 숨 푹~ 자고 나면 ‘짜잔~’하고 엄마가 나타 날거다요. 그러니 울딸라무 어여 자자요~ 아빠가 노래 불러 줄게 어여 한 숨 자~”
그렇게 묘경이를 토닥토닥 거리며.. 아빠는 노래를 불러 줍니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으앙!!! 엄마!!! 엄마 보고싶어!!!”
울음이 터진 묘경, 아빠는 이래저래 난처합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 어른이가 다 되어가는 묘경이가 말합니다.
“아빠, 나 그때 아빠가 자장가 불러주던 거 기억 난다요. 엄마 보고 싶은데 아빠가 엄마 노래 불러서 나 엄청 울었었지?”
허허. 그 어린 것이 그때의 한이 많았나 봅니다. 다른 건 기억 못해도 그걸 기억하다니..
아빠 경험이 부족했던 아빠는 그날 밤 묘경이에게 적절한 인사를 건네지 못했었군요. 뿡뿡이 노래도, 뽀로로 노래도 있는데 하필이면 그 노래를 불렀으니 말이지요.
네, 인사에도 적절함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어 가는데 있어서 인사의 적절함이란 끈끈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 인사가 적절하지 못 했을 때엔 누구하나는 분명 ‘엉~엉~’ 울음이 터지게 되어 있습니다.
네 어린 시절이 이리도 따숩게 기억되어서 너무 고마워 묘경아. 그리고 그리 어여쁜 맘으로 자라줘서 고맙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