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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ked Jun 01. 2022

1. 마음의 의미

마음, 알지만 모르는 단어

마음이라는 단어


명상을 공부할 때 우리가 제일 많이 접하는 것은 ‘마음’이라는 단어이다. 명상은 ‘마음’에서 시작해서 ‘마음’으로 끝이 난다. 한 번씩은 들어 본 ‘마음챙김’이란 말에도 ‘마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그런데 명상을 접하면 접할수록 이 ‘마음’이 과연 무엇인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분명 우리가 마음을 대상으로 공부를 하고 수행을 하는데, 처음에는 단순했던 의미가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너무 광범위하게 쓰여 이것이 마음인가 싶으면 다른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가 싶으면 또 다른 뜻으로 쓰여 점점 더 그 의미를 아는 것처럼 모르게 된다. 


만약에 여러분이 이런 알 것 같지만 모르는 상태라면 제대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명상에 대한 여러 정의 중에 하나는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면서, 마지막에는 그 마음을 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사전적 의미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마음에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

2.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

3.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


마음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성격이나 품성을 의미하기도 하고,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태도를 취하는 지, 그리고 그렇게 사용한 마음은 어디에 있는지 등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마음의 사전적인 의미를 되짚어보니, 오히려 무슨 의미인지 더욱 헷갈려진다.  왜냐하면 마음이라는 단어가 생각보다 여러가지의 추상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마음이라는 단어의 쓰임새


그래서 이 마음이라는 단어가 실제 생활에서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 지  단어의 용례를 살펴보는 것이 오히려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마음이라는 단어는 다음과 같이 쓰인다.

크다/작다, 넓다/좁다, 강하다/약하다, 가볍다/무겁다 등등과  ‘마음이 괴롭다’,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복잡하다’, ‘마음에 두다’, ‘마음이 풀리다’, ‘마음을 주다’, '마음이 돌아서다’, '마음이 굴뚝 같다’, ‘마음에 차다’, ‘마음이 통하다’, ‘마음에 없다’, '마음을 썩이다’, '마음이 곱다’, ‘마음을 놓다’, ‘마음의 문을 열다’, '마음을 내다’ ,

등등 수많은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생각보다도 더 다양하게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생각보다 다양하게 실생활에서 '마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쓰임새들을 대략의 의미에 따라 나누면  다음과 같다.


마음의 분류


정리하면 1. 감정 2. 생각 3. 감정 + 생각 4. 욕망/욕구 5. 정신 6. 마음 그 자체 등으로 쓰인다. 이렇게 살펴보면 생각보다 마음이라는 단어가 꽤 여러가지의 의미로 쓰이며, 아무 생각없이 써 온 마음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삶 속에서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이 어려운 이유


그래서 이런 다양한 용법들로 인해 ‘마음’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해서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이나 초심자들에게 책을 읽으면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생기거나 또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이해하기 어려워지면 명상을 시작할 때 뜬구름을 잡는 것 같는 느낌이 들어 조금 하다가 싫증이 나거나 지루해지기도 한다. 특히 불교의 경우, 불교경전을 보거나 이론서를 볼 때 어려운 한자나 문구, 또는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로 인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이해하는 경우도 많다.


좋은 스승이 만나서 배우면 좋겠지만, 좋은 스승을 만나기는 굉장히 어렵다. 좋은 스승은 하늘의 별만큼 귀하기 때문이다. 또한 좋은 스승을 만나더라도, 그런 스승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래서 결국 경전 문구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홀로 많은 시간을 글공부에 투자해야 하고,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더구나 글공부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글공부만 하다보면 정작 필요한 마음 그 자체에 대한 공부(수행)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어설픈 수행경험과 이론만 무성한 어정쩡한 이론가가 되어버린다. 


나중에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논리는 욕망이고 욕망은 번뇌를 낳는다. 결국 논리적인 이론이 번뇌를 키운다는 견해를 가진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이론적인 공부에 치중한다는 것은 오히려 괴로움을 없애려다가 더 큰 괴로움을 갖게되는 것이다.




언어가 가지고 있는 제한적인 특성과 각 개인의 주관적인 해석과 이해 때문에, 이렇게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확인한다는 것이 또다른 문제를 낳을 수도 있지만, 한 번쯤 그 의미를 정리해보고 되짚어본 뒤, 가능한 만큼 명확히 하는 것이 처음 명상을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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