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선(禪)명상의 의식체계 (1)
- 유식(唯識)의 의식체계
동북아 대승불교에는 독특한 의식체계에 대한 분야가 있다. 유식학(唯識學) 혹은 유식불교(唯識佛敎)라는 분야이다. 이 유식불교의 사상은 대승불교 전반에 영향을 끼치며 녹아들었다. 북방불교 대부분의 종파에서는 이 유식사상의 영향을 받았고 자신의 사상과 결합했다. 그러나 정작 유식불교는 의식체계를 너무도 복잡하고 세밀하게 파고들면서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이론적인 체계를 성립하게 되어, 현실적인 불교 수행체계와 멀어졌다.
그럼에도 유식학은 인간의 의식을 분석하고 체계화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이것은 현대의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기법과 유사하다. 비록 사변적인 이론에 치우쳐 현실적인 수행 체계에 대입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만들어 놓은 의식의 기본체계는 현대인들이 마음 수행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유식(唯識)의 기본적인 구조와 체계에 관해 설명하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임의적으로 의식을 크게 표면의식과 심층의식으로 나눠보았다. 그 이유는 표면의식은 우리가 보통의 삶을 살면서 ‘나’라고 생각하고 느끼는 의식을 의미하고, 심층의식은 우리가 보통 때는 인지하지 못하는 ‘나’의 의식 세계이다. 우리의 의식 깊은 곳에 숨어있다가 인연에 의해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말한다.
(1) 의식의 종류
이 글에서 ‘식(識)’은 곧 ‘생각’으로 바꿔서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이 ‘생각’은 우리가 보통 말하는 ‘의식(意識)’을 의미한다. 각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렇게 놓고 이해하는 것이 편하다.
식(識) = 생각 = 의식(意識)
(a) 감각식(感覺識): 감각에 의해 만들어지는 생각
(b) 현재식(現在識): 현재 만들어지는 생각 / 생각이나 감정으로 만들어지는 생각
(c) 자아식(自我識): 자기중심적으로 보는 생각
(d) 저장식(貯藏識): 모든 생각이 저장된 곳
(2) 의식의 발생과 전개
(a) 의식의 전개/저장
의식의 발생은 처음 감각에서 시작한다. 감각식(감각에서 시작한 생각)은 현재식(현재의 생각)을 만들고 이후 자아식을 거쳐 저장식에 저장된다.
(b) 현재식의 발생
보통 현재식은 세 가지 경로로 만들어진다.
i) 감각식에서 비롯한 생각
ii) 앞의 생각/감정에서 비롯한 생각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iii) 저장식에서 나와, 자아식을 거쳐 나온 생각 – 문득 일어나는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