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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푼 May 23. 2022

공감, 나의 말을 줄이고 당신의 말을 듣는 것

힘내라는 듣기 싫은 말

내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을 

제일 듣기 싫은 말이 ‘힘내라는 말이었다.


힘을 낼 수 있는데 일부러 힘을 내지 않은 거라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더 이상   있는 힘이 없어서 힘든 거다.

그래서 애초에 ‘힘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내 생각에 ‘힘내’라는 말은 줄다리기와 같이

물리적인 힘이 필요할 때나 할 수 있는 말 같다.


힘내라는 말보다 더욱 참을 수 없는 건

힘내라는 말 뒤에 이어지는 일장연설이다.

위로를 빙자한 자기 자랑을 듣는 것만큼 고역인 일도 없다.

‘나 때는’으로 시작하는 당신의 실패를 극복한 성공 스토리는 더는 듣고 싶지 않다.

미안하지만 공감이 결여된 조언은 간섭 내지는 오지랖으로 여겨질 뿐이다.


조금 예민하게 반응한 감이 있지만

힘내라는 말을 건네는 사람들이 다 힘 빠지라고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닐 거다.

당신의 의도 자체는 선하고 순수한 성격의 것일 거라 믿는다.

적당히 힘든 시기에는 ‘힘내’라는 말을 듣는 것 자체로 힘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면역체계를 갖춰서 이제 적당히 힘든 시기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말 힘든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말은 어떤 게 있을까.

내가 볼 땐 없다.

어떤 말로도 힘든 사람을 위로해줄 수 없다.

힘든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교만이다.


한마디 말 대신 언제나 당신 곁에 있겠다며 보내주는 마음의 지지야말로

힘든 사람에게 큰 위로가 된다.

 

힘든 사람에게 말로 아무리 표현한들 느끼지 못하는데

오히려 표현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이다.

나의 말을 줄이고 당신의 말을 듣는 것.

그것이 마음의 지지고 동의어로는 ‘공감’이 있다.

어쭙잖게 공감하는 척 말을 하기보다는

그저 힘든 사람의 이야기를 옆에서 들어주는 것.

그게 공감이다.


이제는 힘내라는 말 대신 따뜻한 밥 한 끼를 사주면서

힘든 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어떨까.

그의 힘듦을 같이 나눠 들어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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