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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일웅 Dec 21. 2022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해결사다

미셀러니, 에세이


공장의 현장에서 품질유지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업무가 매우 다양니다. 정작 품질유지는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이것저것 다 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뭐하는 사람이지? 생각해보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품질검사를 하시는 분들이 일웅씨 이거 사가 안돼,

검사 SW가 꺼졌어, 불량이 너무 많이 난다.

등의 문제를 얘기하면 그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제가 해결하지 못하면 해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줍니다. 

사람들이 만족해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물론, 안돼 라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으면 '안돼' 라는 말만 들어도

신경질이 나기도 합니다. 아무튼.


저는 현장에서의 저를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니, 일하는 게 좀 더 보람됨을 느낍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세상 모든 사람이 해결사 아닌 사람이 없었습니다.


 전 동네에 서브웨이라는 패스트푸드 점이 생겼니다.

맛있다는 소문 듣고 봤습니다.

주문할 때 뭔가 선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문하는 법을 몰라 어쩌지 저쩌지 했는데

주문받으시는 분께서 이렇게 저렇게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때 이분은 저의 해결사입니다.


고깃집에서 불판이 타고 있을 때  저기요~ 라고 하면

알바생이 능수능란하게 새 불판으로 바꿔줍니다.

이때 이 알바생은 저의 해결사입니다.


셀프 주유소에 갔는데 신용카드 인식이 되지 않습니다.

일하시는 이모님께서  단말기를 따로 가져와 결해주셨습니다.

이때 이모님은 저의 해결입니다


엄마! 수건 다 썼는데 어딨노? 못 찾겠다 하면

오른쪽 두 번째 서랍!

이때 엄마는 저의 해결사입니다.


땅콩쨈 뚜이 열리지 않아 끙끙거릴 때

힘센 동생이 한 번에 열어줍니다.

이때 내 동생은 저의 해결사입니다.


쿠팡에서 가벼운 무선 청소기를 고르다가

이거 정말 가벼워요. 가벼우니 청소를 자주 해요

친정 어머니께도 사드렸어요. 라는 후기를 봅니다.

이때 후기를 작성하신 분은 저의 해결사입니다.


노트북이 고장 나 어떤걸 살지 고민할 때

나보다 컴퓨터를 더 잘 아는 회사 동생이

형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요게 젤 좋아요.

라며 조언해줍니다

이때 이 동생은 저의 해결사입니다.


브런치 글에서 나에게 도움 되는 글을 보고

깨닫거나 힘을 냅니다.

이때 그 작가님은 저의 해결사입니다.


머리가 너무 지저분해서 미용실에가면

원장님께서 깔끔 커트로 해결해주십니다.


자동차에 문제가 생겨 카센터에 가면

엔지니어 분께서  뚝딱 해결해주십니다.


치통은 치과 선생님이 해결해주시고,

치석은 간호사 선생님이 해결해주십니다.


복잡한 영화관 지하 주차장에서는

주차 관리요원 분들의 안내로 주차를 해결하고


어쩌다 접촉 사고가 나면

보험회사 직원분이 나머지는 결할테니

가셔도 됩니다. 라고 보내줍니다.


모든 적재적소에 해결사들이 가득하니

우리는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은

자기도 모르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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