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향을 떠나와 원룸에서 혼자 사는 사람도 상당수다.
자연스레 배달음식을 많이 주문해 먹게 된다.
단연 중국집에도 많이 주문할 텐데
다 먹은 그릇을 내어 놓는 유형이 다양하다.
그냥 현관 앞에 내어 놓는 사람.
5층인데도 1층까지 내려가 공동현관 앞에 내어 놓는 사람.
젓가락, 젓가락 포장지, 포장랩 등의 쓰레기를
다 먹지도 않은 짬뽕 국물에 퐁당시켜 내어 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포장 쓰레기는 스스로 버리고 남은 음식과 그릇만 내어 놓는 사람도 있다.
그중에 으뜸은 아래와 같은 사람이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데 저렇게 깨끗이 씻어 내어 놓는다.
저렇게 내어 놓는 분들을 몇 번 보았는데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쉽지도 않은 일이다. 이건,
내어 놓는 사람도, 가져가는 사람도, 지나가는 사람도 기분 좋은
일석삼조의 기분 좋은 일이다.
이분은 아마 어딘가에서 하는 일도 아주 깔끔할 것 같다.
도깨비 반점 사람들은 얼마나 고맙고 기쁠까?
도깨비는 저 집을 기억해 뭐라도 더 챙겨 줄 것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사소한 착한 일이 최소한 내 기분은 좋게 했다.
나도 다음에 저렇게 해야지라는 생각도 갖게 했다.
이 사소한 설거지는 내게 긍정을 유발한다.
뭔가 크고 대단한 착한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쪼개어
사소한 착한 일을 많이 해보자! 하는 생각을 하도록 꼬셔준다.
한 가지 할 일이 생각났다.
일단, 엄마 대신 설거지라도 한 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