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지개는 고통이다.
어머 예뻐라 좋아하지만
가까이 가기는 어렵다.
곁에 두고 예뻐하고 싶지만
웬만큼 다가서도 닿을 거리는 계속 멀다.
별처럼 아득한 거리라면 그저 바라봄에 족할 텐데
조금만 더 다가가면 될 것 같은,
저 언덕까지만 가면 닿을 것 같은
그 애절한 거리가 가슴을 꽉 막히게 한다.
꽉 막힌 채 바라는 마음이 요동치니
고통스럽다.
아름다운 깔로 유혹하여 고통을 안겨주는 허상이다.
#2.
무지개는 희망이다.
무지개는 색채로서 모습을 뽐내는데
그 색채의 실체는 햇빛의 반사고 굴절이다.
색채는 빛의 고통이라는 괴테의 말에 의해
무지개는 빛의 고통이다.
빛이 부딪히고 꺾여가며 그린 아름다운 깔이다.
그 빛깔은 희망이다.
비 온 뒤 무지개를 바라는 마음을 충족시킨다.
비를 참아낸 땅이 더 단단해지고 나면
하늘은 더 예뻐진다며
보이지 않던 희망을 예쁜 색채로 증명하니,
희망은 있다는 믿음을 준다.
빛이 고통으로 창조하는 예쁜 희망의 실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