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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일웅 Jan 10. 2023

무지개 단상

미셀러니, 에세이


#1.


무지개는 고통이다.


어머 예뻐라 좋아하지만

가까이 가기는 어렵다.

곁에 두고 예뻐하고 싶지만

웬만큼 다가서도 닿을 거리는 계속 멀다.


별처럼 아득한 거리라면 그저 바라봄에 족할 텐데

조금만 더 다가가면 될 것 같은,

저 언덕까지만 가면 닿을 것 같은

그 애절한 거리가 가슴을 꽉 막히게 한다.

꽉 막힌 채 바라는 마음이 요동치니

고통스럽다.


아름다운 깔로 유혹하여 고통을 안겨주는 허상이다.



#2.


무지개는 희망이다.


무지개는 색채로서 모습을 뽐내는데

그 색채의 실체는 햇빛의 반사고 굴절이다.

색채는 빛의 고통이라는 괴테의 말에 의해

무지개는 빛의 고통이다.

빛이 부딪히고 꺾여가며 그린 아름다운 깔이다.


그 빛깔은 희망이다.

비 온 뒤 무지개를 바라는 마음을 충족시킨다.

비를 참아낸 땅이 더 단단해지고 나면

하늘은 더 예뻐진다

보이지 않던 희망을 예쁜 색채로 증명하니,

희망은 있다는 믿음을 준다.


빛이 고통으로 창조하는 예쁜 희망의 실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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