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크롭탑이 어울리고 싶다
'바디프로필'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을때 느낌이 생각난다. 몸에도 프로필이 있다는건가?
어떤 몸들이기에 프로필을 운운하는걸까?
나중에서야 알게 된 바디프로필은 '프로필 사진'의 일종으로 열심히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가꾼 몸매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 평생 몸 가꾸는 것에 관심없던 나였지만 멋진 복근과 자신감 넘치는 모습들을 보면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몸 가꾸는 것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내 생애 다이어트를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뭐냐고 재수없다고 우우~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야유하는 소리가 들리는것도 같지만 사실이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살을 본격적으로 빼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었다.
일단 난 체질상 살이 아주 많이 찌지 않는 스타일이다.
임신했을때 약 7kg? 9kg? 정도 늘어났는데 이것이 인생 최고의 몸무게였다.
그리고 많이 먹으면 배가 아파서 잘 조절해 가면서 먹어야 한다.
아마도 장이 안좋은듯 싶은데 그래서 늘 친정에 가면 엄마와 실갱이를 벌인다.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는 엄마와 안먹고 싶으니 그냥 두라고 하는 큰 딸.
엄마는 워낙 어렸을때부터 입이 짧았던 나를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먹이려 노력중이시다.
여담이지만 우리 아이들도 똑같이 내가 먹이려고 전쟁중이라는 슬픈 사실.
이래저래 나는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나의 인생 첫 다이어트를 꿈꾸게 한 장본인이 있으니....
바로 귀엽다고 봐주기도 힘든 볼록한 '뱃살' 이다.
사실 엉덩이도 좀 많이 쳐지고 허벅지도 튼실하다. 아주 마른 스타일은 아닌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심각한 건 '뱃살'이다.
엄마들이 거의 다 그렇듯 두 명의 아이를 낳으면서 배의 탄력이 떨어져버렸다.
그리고 아이들 재우고 먹는 달콤한 야식, 여름되면 물처럼 마시는 맥주들로 인해 이티같은 배를 가지게 됐다.
겨울은 그나마 가리기라도 하지 여름만 되면...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 때문에 옷을 사기가 힘들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옷을 새로 사는게 낙인데 내 마음대로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체형도 그닥 좋지 않다. 키는 작고 팔다리는 짧은 편이다.
그래서 옷을 살때는 항상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특히 윗옷을 살때는 가급적 짧고 환한 색을 사야 키도 좀 커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이십대들이 잘 입는다는 크롭티도 입고 싶지만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의 부끄러운 볼록배를 세상에 내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조각같은 복근까진 아니더라도 납작한 배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옷, 저 옷 내가 입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보니 '옷걸이가 좋다'는 말은 제대로 다이어터들을 자극하는 말인것 같다.
옷을 내 몸에 맞춰 골라 입는게 아니라, 내 몸을 옷에 맞춰야 하니까.
이번 여름! 나도 작지만 좋은 옷걸이가 되서 내 마음껏 옷을 입어야겠다.
Photo 1 by Tammy Gann on Unsplash
Photo 2 by Allef Vinicius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