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산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비가 오르락내리락 내리면, 우산 마중을 나갔다.
“자기야 기다려 내가 우산 갖고 갈게.”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이 비 맞지 않도록, 우산을 갖고 뛰어가기도 했고,
“아빠 오시나 버스정류장에 마중 나가 봐라.”
엄마의 당부를 듣고 아이들은 버스정류장까지 우산을 들고 아빠를 마중을 나갔다.
연인은 우산 한 개를 나눠 쓰고 행복하게 걸었고, 우산을 받아 들고 기분 좋아진 아빠들은 고소한 통닭 냄새가 풍기는 가게로 가서, 자식에게 먹일 전기통닭구이를 샀다.
비 오는 날 우산 마중을 가장 많이 가는 사람은, 자식을 학교에 보낸 엄마들이다. 바빠 남편 마중 안 나가도, 우산 들고, 자식들 마중 나온 엄마들로, 학교 앞이 가득했다. 엄마가 우산을 가져온 것이 좋아하기 전, 어린 마음에 엄마가 어떤 우산을 가져왔는지가 더 눈에 들어왔다. 우산살이 휘어져 있기라도 하면, 아이는 부끄럽다고 뛰어가 버리고, 엄마가 뛰어가 손을 잡고, 우산의 온전한 쪽을 자식에게 씌워줬다.
우산 밖 엄마 어깨는 비에 젖고, 우리 자식들의 마음은 엄마 사랑에 젖었다. 비 오는 날이어서 일까. 맞잡은 엄마의 손은 참 따뜻했다.
비도 오지 않는데, 마음이 축축하게 젖을 때가 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엄마의 손을 잡을 일도, 엄마와 함께 우산을 쓰는 일도 거의 없어졌지만. 어릴 때처럼 우산 하나를 쓰고 엄마 손을 잡은 채 함께 걷고 싶다. 햇살처럼 따뜻한 엄마의 손 덕분에 내 마음이 뽀송뽀송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