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는 엉뚱했고 결과는 예상대로
산책길에 나무에 박힌 하트가 눈에 들어왔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사람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 어떤 사람도.
지금은 종교가 없는 나에게
세례받기 위해 시골마을의 공소에서
성경교리를 배우던 추운 날이 생각났다.
나는 왜 천주교를 선택했을까.
오래 생각해야 떠오를 만큼
오래된 에피소드였다.
어느 드라마였을까
흰 천을 머리에 두르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장면.
그것에 마음이 홀려
고등학교 3학년은
제발로 걸어서
성당에 들어갔다.
그리곤 결혼과 함께
성당을 나왔다.
애초에
신앙심이
자라날 토양이
아니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