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진자
저는 조수석에 앉아 지도를 읽어주던 아내였습니다 25년 전.
저의 배우자는 전국의 커피숍으로 기계를 수리하러 다니던 커피기계 수입회사 기술부의 엔지니어였고,
주말 장거리 출장에 저를 동행해서 가곤 했던 이유는..
사랑해서 그 시간마저 함께 가고자 했던 것이 아닙니다.
제가 지도를 잘 읽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힘겨운 노력을 제가 알아주기 바랐기 때문이기도 했다는 것을 좀 더 어른이 되고 나서야 눈치챘습니다.
맞벌이 부부였습니다.
저는 주 5일을 일했습니다.
배우자는 토요일, 심지어 일요일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중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제빙기.
제빙기를 수리할 때는 적어도 얼음이 두 번 정도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자리를 뜨는 편이라, 저는 두어 시간을 무료하게 기다리는 수고를 했습니다. 지금의 제빙기 시스템은 그 시절과 큰 차이가 없는데 기술은 진보했나 봅니다. 얼음 한 판이 떨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시간 낭비라 생각했던 그 시간이 그립기도 한 것을 보면 제가 많이 자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10년 이상 다이어리를 써오고 있습니다.
처음 쓰기 시작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무언가 끄적이고 싶었고, 직장 생활, 결혼생활, 육아생활... 울분이 쌓일 때 마땅히 풀 곳이 없어 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습관이 습관을 불러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끄적여 두었고, 그것이 글이 되기도 했습니다.
시간부자클럽 서클 활동을 앞두고
제 지나온 세월 동안 함게 한 다이어리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랜 시간 저는 '가고 싶은 목적지를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오늘 아침.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깨닫습니다.
저는 다시 지도를 읽고 싶습니다.
사회과부도를 펼치며 가보고 싶은 곳에 동그라미 치던 그 어린 시절의 저를 떠올려봅니다.
동그라미를 그리기만 해도, 마치 곧 도착을 앞둔 것처럼 흥분에 도취되었던 그때를 다시 복기해 봅니다.
저는 여전히 조수석을 좋아합니다.
당신이 운전하는 동안
조수석에 앉아
당신의 시간가계부를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고,
당신의 목적지가 어디일까
함께 찾을 시간 2025년을 기대합니다!
때론 우리는 길을 잃을 겁니다.
그때마다 알람을 울려주는 촉진자가 되어보겠습니다.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
시간부자클럽
정리는 삶을 사랑하는 기술, 정리는 배우면 잘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