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의미에 대한 고민, 무력감과 무의미함
“죽고 싶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사람들한테, 세상한테, 나 자신한테서도.”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한참을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죽고 싶은 것도 아니고, 살고 싶은 것도 아닌 상태.
존재하지만 존재하고 싶지 않은 마음.
이건 단순한 우울이나 일시적인 스트레스와는 달라요.
그 마음속에는 “내가 여기에 있어도 괜찮은 사람인가?” 하는
존재 자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숨어 있어요.
어떤 아이는 이렇게 말했어요.
“아무도 나를 진짜로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있어도 없어도 되는 사람 같고, 그냥 조용히 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친구는 단지 외롭거나 힘든 게 아니었어요.
그 마음속엔 ‘나는 의미 없는 존재야’라는 절망이 있었어요.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상담사로서
존재의 무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돼요.
사실 우리는 모두,
‘내가 여기 있는 게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요.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세상에 적응하면서도 자기를 잃기 쉬운 시기라서 더 그래요.
좋아하는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도 없을 때,
그냥,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스며드는 거죠.
심리학에서는 이런 감정을 ‘실존적 무력감’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무언가를 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어야 할 의미도 느껴지지 않는 상태.
그리고 이 감정은,
자기 존재를 외면하면서도 동시에 간절히 이해받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품고 있어요.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말해줘요.
“지금 이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는 살아 있고, 생각하고 있고, 계속 버티고 있다는 증거야.”
의미를 찾지 못했을 뿐이지,
너의 존재가 의미 없는 건 아니에요.
존재의 의미는 거창한 게 아니라,
누군가와 웃은 순간,
어떤 노래에 마음이 물결친 순간,
문득 하늘이 예쁘다고 느낀 그 3초에도 담길 수 있어요.
지금은 네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잘 안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너라는 존재가 작아서가 아니라, 지금 너무 지쳐 있기 때문이에요.
나는 너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너는 없어져야 할 사람이 아니라,
조금 더 살아봐도 괜찮은 사람이야.”
누군가 네 이름을 불러줄 때,
그 순간만큼은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기를.
지금 네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라도 이 말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네가 여기 있어줘서 고마워.
지금까지 살아 있어 줘서, 진심으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