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감정을 잃어버린 어른들
가끔은 정말 울고 싶은 순간이 있다.
터질 듯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쏟아내고 싶고,
한참을 울고 나면 좀 나아질 것 같은 날.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눈물이 안 난다.
울고 싶은데 울 수가 없다.
어쩌면, 우는 법을 잊어버린 어른이 된 것 같다.
어릴 적에는 울고 싶으면 울었다.
울다가 달래졌고, 달래지면 괜찮아졌다.
그 단순한 정서 순환이 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자라면서 그런 감정 표현은 차츰 사라졌다.
“울지 마.”
“그 정도는 참아야지.”
“남들이 보잖아.”
이런 말들을 들으며, 울고 싶은 마음을 입술 안으로 눌러 삼켰다.
슬픈 감정이 들면 가장 먼저 한 일은,
그 감정을 숨기는 일이었다.
어른이 된 지금,
마음이 복잡할수록 나는 더 조용해진다.
화를 내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앉아 감정을 피하려 애쓴다.
감정을 느끼는 것도, 표현하는 것도
어쩐지 나에겐 낯설고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
때때로, 감정이 나를 향해 외친다.
"나 여기 있어. 나 좀 봐줘."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한 척 할수록,
몸이 먼저 반응한다.
무기력함, 두통, 가슴속 답답함.
그건 표현되지 못한 감정의 흔적이다.
나는 이제 연습하려 한다.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조금씩 말로 꺼내보는 일.
“속상했어.”
“지금 많이 힘들어.”
이 짧은 말들을 입 밖으로 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조금씩 숨을 쉬기 시작한다.
울지 못하는 내가 나약한 게 아니다.
그저, 너무 오래
참는 법만 배워왔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