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관계 속에서 길을 잃은 어른들
거울을 볼 때보다,
누군가의 표정을 볼 때 더 자주 나를 확인한다.
상대의 얼굴이 살짝 굳어지면
“내가 뭔가 잘못했나?” 하고 눈치를 본다.
내 말에 반응이 미지근하면
“내가 너무 튀었나?” 하고 움츠러든다.
타인의 말, 시선, 표정 하나에
나는 너무 쉽게 흔들린다.
나는 어릴 때부터 ‘좋은 아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기분을 맞추는 데 익숙했고,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
그런 내가 잘하는 것처럼 여겨졌고,
나는 그 모습으로 인정받는 법을 배웠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나를 좋아하는 것보다,
남이 나를 좋아하는 게 더 중요해진 순간.
하지만 문제는,
남의 시선을 기준으로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나에게 낯선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난 사실 이걸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 말에 상처받았는데 아무 말도 못 했어.”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
나는 내 마음보다 타인의 마음에 더 민감한 사람이 되어간다.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
배려하고 조화롭게 사는 것.
물론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그게 내 마음을 지우는 일이어서는 안 된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불편해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외면한 채
남의 시선만 좇다 보면
나는 점점 나에게서 멀어진다.
이제는 조금씩 중심을 다시 잡아보려 한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볼지보다는
내가 나를 어떻게 보고 싶은지를 먼저 묻는 일.
타인의 시선은 참고사항일 뿐,
내 인생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