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관계 속에서 길을 잃은 어른들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 있었다.
딱히 무슨 큰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허전하고, 공허하고,
소모된 기분이 드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애썼다.
‘잘해야 한다.’
‘괜찮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인정받아야 한다.’
그 마음이 나를 움직였고,
그 결과 나는 하루 종일
누구보다 바쁘고, 누구보다 애쓰는 사람이 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만큼 행복하거나 만족스럽진 않았다.
나는 왜 이렇게 인정받고 싶을까.
누가 나를 칭찬해주면 좋고,
비난이나 무관심을 마주하면 하루 종일 마음이 흔들린다.
그건 아마도, 어릴 때부터
“잘해야 사랑받는다”는 메시지를 배워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말을 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
그런 분위기, 그런 시선, 그런 기준 속에서 자라면서
나의 존재는 ‘성과’나 ‘결과’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 믿음은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내 마음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 나는 ‘잘해도 괜찮고, 못해도 괜찮다’는 말을
스스로에게는 잘 못한다.
항상 누군가의 시선이 있고,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나는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그 믿음을 의심해보려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는 존재지만,
그 욕구가 나를 잠식하게 두면
나는 결국 남의 기준으로만 살아가는 인생이 된다.
조금 못해도 괜찮다.
조금 실망시켜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남이 날 어떻게 보는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얼마나 지켜주고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