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관계 속에서 길을 잃은 어른들
나는 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상처 주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불편한 상황이 생기면 나를 조금 내려놓는 걸 선택해왔다.
그게 어른스러운 태도, 성숙한 인간관계라고 믿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 감정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넌 참 착해.”
“배려심 많아.”
“같이 있으면 편해.”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은 동시에
어딘가 서늘한 감각이 따라왔다.
내가 나를 잃어가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좋음’이 자기 희생을 전제로 할 때다.
‘싫어요’ 대신 ‘괜찮아요’를 반복하고,
‘힘들어요’ 대신 ‘할 수 있어요’를 말하고,
‘이건 내 일이 아니야’라는 말 대신
‘제가 도와드릴게요’를 꺼내는 삶.
결국 그런 삶의 끝에서
나는 지쳐버린 나를 만나게 된다.
우리는 종종, 착한 사람이 되려다가
단단한 사람이 되는 걸 놓친다.
착함은 타인을 향한 태도고,
단단함은 나를 향한 태도다.
나는 어느 쪽을 더 많이 해왔는가.
그리고 어느 쪽이 더 나를 지켜줄 수 있었을까.
이제는 다르게 살아보려 한다.
무례하지 않지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
배려는 하되, 내 마음을 깎아내지 않는 방식.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
나에게 먼저 좋은 사람이 되려는 연습.
그 연습이 조금씩 나를 회복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