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내면아이와 마주하는 시간
어릴 적, 나는 자주 울고 싶었다.
서럽고 억울하고, 외롭고 무서운 순간들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울음은 가장 솔직한 감정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나는 울고 싶어도 울 수 없게 됐다.
눈물이 고여도 꾹 참고,
목이 메어도 꾹 삼키고,
아무렇지 않은 척 웃는 연습을 시작했다.
“울지 마.”
“그 정도 일로 왜 울어.”
“강한 사람이 돼야지.”
그 말들은 다정한 조언처럼 들렸지만,
사실은 감정을 억누르라는 신호였다.
아이였던 나는 울음을 참는 순간
칭찬을 받았고, 안정을 얻었고,
때론 무사히 사랑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우는 건 나쁜 일’이라는 믿음이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
어릴 때 참은 울음은
그 순간 사라진 게 아니다.
그건 마음 어딘가에 남아,
성인이 된 지금도
말이 아닌 무기력과 불안, 분노로 다시 찾아온다.
어떤 날은 사소한 일에 너무 예민해지고,
어떤 날은 말도 없이 가라앉고,
또 어떤 날은 왜인지 모르게 눈물이 맺힌다.
울 수 없었던 순간들이
감정의 언어를 잃게 만들었고,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조차 어색한 어른으로 자라게 했다.
감정을 참는 게 강한 게 아니다.
진짜 강함은,
감정을 느끼고도 도망치지 않는 힘이다.
나는 이제 울고 싶을 때 울어보려 한다.
그건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눈물이 아니라,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나의 감정을
나 스스로 들어주는 방식이다.
울음을 참았던 그 아이를
이제는 안아주고 싶다.
“그때 정말 힘들었지?”
“참느라 많이 외로웠지?”
그 말을 지금의 내가 대신 전해주는 일.
그것이 치유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