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는 이해에서 시작된다

4장. 회복과 성장, 그리고 용기

by 일상온도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그 일은 다 지난 일이잖아. 이제 그만 잊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 어딘가는 여전히 그 기억에 머물러 있었다.


상처는 잊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무시한다고 약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감정은 더 오래 남는다.


나는 왜 그때 그렇게 아팠을까.

왜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날 망가뜨렸을까.

왜 아직도 그 장면이 마음속에 선명할까.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 채

그저 묻어둔 감정은,

시간이 지나도 그때 그대로의 세기로 나를 흔든다.


치유는 ‘극복’이 아니다.

그건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이다.

“그때 그 상황이 힘들 수밖에 없었지.”

“그 감정은 충분히 느낄 만한 거였어.”

“내가 약해서 그런 게 아니야.”


이런 말들을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을 때

상처는 서서히 설명 가능한 감정의 기억으로 바뀌어간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산다.

차이는, 그 상처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다.

지워지지 않더라도,

그 상처를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치유다.


나는 이제 내 마음을 해석해보려 한다.

과거의 나를 감싸 안는 연습을 하고,

그때 그 감정을 “틀렸던 감정”이 아니라

“당연한 감정”으로 다시 말해주는 일.


그렇게 나는 점점,

내가 겪은 일들을 비난이 아닌 이해의 언어로 바꿔가는 중이다.


치유는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건 매일 반복되는 감정 속에서

조금 더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방식의 선택이다.


상처를 없애려 하지 말자.

대신, 그 상처를 알아주자.

이해는 치유의 시작이고,

이해받은 감정은 결국 더 이상 나를 해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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