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전성기는 ‘미스터 트롯’전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근 2년간 트로트 열풍이 가져온 의미는 크다. 출범 후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 일대기인 ‘불꽃 속으로’ 같은 정극 드라마와 50·60대 시청자를 대상으로 ‘영웅 삼국지’ 같은 예능을 기획하며 보수 성향 채널 이미지를 못 벗던 ‘TV조선’은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을 연출한 SBS 서혜진 PD를 2018년 영입하면서 달라졌다. ‘연애의 맛’ ‘아내의 맛’으로 파격적인 소재를 선보이더니, 3%대에서 허덕이던 시청률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하나로 36%대까지 끌어올렸다. ‘TV조선’과 서혜진 사단은 글로벌 팬데믹 위기에 콘텐츠의 힘으로 대응했다. ‘뽕숭아 학당’ ‘사랑의 콜센터’를 통해 트로트 팬덤의 확장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 2월 SBS 동료였던 장혁재 PD의 컴퍼니 상상과 손잡고 ‘뽕숭아 학당:인생학교’를 론칭한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공연에 목마른 팬을 위해 기획한 ‘도란도란 디너쇼’나 ‘찾아가는 콜센타’를 통해 자영업자, 코로나로 경기가 취소돼 지친 농구선수, 버스기사를 찾아가 노래로 위로하는 모습은 ‘TV조선’의 지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미스터 트롯’ 극장판 상영이나 캐릭터 굿즈 판매가 때론 상업적이란 비판도 있지만, 치유·힐링이 필요한 시기에 대중에게 전해준 위로만큼은 확실한 성과일 것이다.
오는 9월 12일이면 Top6(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와 ‘TV조선’의 계약이 종료된다. 가을이 되면 Top6가 어떤 선택을 할지, ‘TV조선’은 그들이 발굴하고 키워낸 이들과 어떻게 아름다운 협연을 해나갈 것인지 지켜봐야겠지만, Top6 개개인의 매력에 집중된 팬덤을 넘어, 트로트 본연에 대한 사랑이 변함없이 지속되기를 대중문화연구자로서, 트로트 팬으로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