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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수집가 Feb 27. 2017

중년의 힘줄

내면일기

오른팔이 저릿했다. 시간이 지나니 조금 나아지기는 했으나 아직도 저릿한 감은 남아 있다. 마음의 무게만큼 무거운 가방을 어깨가 부담스러울 만큼 몇 달간 들고 다녔던 것이 원인인 듯 싶다. 아무래도 물리치료라도 받아야할 것 같아 잘 가지 않는 병원엘 갔다. 초진 카드를 작성했다. 이름, 나이 등 개인 정보를 작성했다. 간호사 분이 몇 가지 질문을 하셨고, 답을 했다. 작은 병원이라서 바로 진료받는가 했는데 조금 기다려야했다. 잘 기억나지 않는 지루한 영상이 TV에서 나오고 있었고 점심시간은 아니지만 가까워서 그런지 간호사, 물리치료사 분들이 휴게실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슬슬 지루해질 무렵 내 이름을 불렀다. "네" 대답 후 천천히 일어섰다. 처음 진료를 받는데다가 의사 선생님은 언제나 무서워서 명랑한 걸음으로 진료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마음과 다르게 큰 목소리로 밝게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다. 의사 선생님이 증상을 물어보시고, 오른팔의 힘을 체크하셨다. 그리고 왼팔을 체크하셨다. "아 오른팔에 힘이 없네요. 힘줄이 염증이 생긴 것 같습니다. 자세한 것은 엑스레이를 찍어봐야 알겠네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엑스레이실로 가서 엑스레이를 한 방 찍었다. 그리고 다시 진찰실. 더 확실한 진단을 위해 초음파를 했다. "운전하시면서 뒷쪽에 있는 물건 집거나 하셨나요?" 라고 물으시며 내 오른쪽 어깨뼈의 라인이 깔끔하지 않다고 문제가 있는게 확실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결론은 힘줄이 찢어진 것 같다고 한동안 팔을 90도 이상 들지 말고 어깨를 아껴주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중년 여성에게 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에요."

아.........

아.........

아.........

중년


나는 계속 무거운 것을 들어서 어깨가 아픈 것이라고 했는데, 의사 선생님은 나이 때문이라고 하시네. 힘줄 약해지고 아픈 중년을 많이 보셔서 그러려니 하지만 그렇다고 콕집어 말씀하실 필요까지야 없을텐데 말이지. 옆에 있었던 엄마가 집에 와서 하시는 말씀이 "내 눈에 애들 같은데 니가 중년이니?"

의사 선생님은 나와 엄마의 잘못된 눈을 고쳐주셨지만 어깨는 아직 아프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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