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동백꽃, 쓰레기
4월 1주차 글쓰기
4/1(월) 06:12~06:37 / 4/2(화) / 4/3(수)
백합, 유채꽃, 수선화 등 꽃의 이름은 알고 있지만, 정작 그 꽃이 무슨 꽃인지 모를 때가 많다. 대충 백합은 나뭇가지에 피어오른 흰색 꽃이고, 유채꽃과 수선화는 땅을 노랗게 물들고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
동백꽃은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익히 들어왔었지만, 정작 본 적이 없는 상상 속의 꽃이었다. 그리고 3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동백꽃을 처음 보았다. 짙은 색을 띠고 있는 상록활엽수 사이마다 붉은 꽃이 피어있다. 동백꽃을 처음 본 순간 강렬하면서도 차분한 인상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동백꽃의 꽃말을 찾아보았다.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애타는 사랑, 열정…‘
어울리는 꽃말이다. 진한 색상을 띠고 있어 강렬한 것 같지만 어딘지 모를 차분함에 상대방의 마음까지 존중해 주는 깊은 사랑이 느껴진다. 비록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도 묵묵히 그 사람의 행복을 바래줄 것만 같다.
나도 그랬던가. 지금까지 해온 사랑이 모두 동백꽃 같은 사랑이라 이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4/4(목) 06:40
사람에게는 ‘감정’이 있다. 그리고 ‘감정’은 ‘감각’을 통해 수시로 변한다.
아침 출근길이었다. 지난밤 밤새 야근을 하고 일찍 출근하느라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오자 나도 모르게 흥얼거렸다. 그 순간 신나는 노래처럼 좋은 날씨를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무슨 말을 전하고자 이 글을 썼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다. 나중에 생각났을 때 이어서 써봐야겠다.)
4/6(토)
우리 동네에는 큰 광장이 있다. 그 주변에는 술집이 많아 금요일 밤이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다음날 아침에 커피를 사러 나갈 때면 광장을 청소하시는 어른들이 자주 보인다. 듣기로는 시청에서 관리하는 구역이라 청소를 한다고 한다. 그 장면을 볼 때면 씁쓸하다. 애초에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지 않으면 되는걸, 혼자 편하겠다고 쓰레기를 버리는 바람에 매일 아침마다 어른들이 고생하고 계신다.
내 주변에도 똑같은 사람이 있다. 술을 먹고 담배를 피우거나, 군것질을 하고 남은 쓰레기를 바닥에 버린다. 가끔 그러지 말라고 호되게 꾸짖고 싶지만, 회사 선배라 그럴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보지 않을 때 바닥에 버린 쓰레기를 다시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는다. 심지어 자식이 있는 사람인데, 아이 앞에서도 그럴까 내심 걱정된다.
뭐.. 그냥 그렇다. 오늘도 아침에 커피를 사서 집에 오는 길에 청소를 하시는 어른들을 보고 답답한 마음에 이 글을 썼다.
이번 주는 하나의 글을 3일 동안 썼다. 3일이라고 하니 길어 보이지만 실제로 쓴 시간은 30분 정도이다. 매일 다른 글을 써야겠다는 강박 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글만은 잘 쓰고 싶다는 마음에 그 관념 깼었던 한 주였다. 그렇게 하나의 글을 쓰고 지우는 행위를 반복하다 보니, 꼭 많은 글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글을 완벽하게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