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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Jan 15. 2019

자꾸 소설 안 쓰고 딴짓해요...

보통 소설 쓴다고 하면 '상상력이 풍부한가 봐요?'라고 말한다.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이야기를 좋아하면 소설 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 소설 써보면, '상상력'보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소설은 책상에 앉아서 한 자세로 작업해야 한다. 1시간, 4시간, 간혹 몰입 잘하는 사람은 12시간 내내 책상에 앉아서 타이핑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건 '체력'이지 '상상력'이 아니다.



자꾸 소설 안 쓰고 딴짓해요...



소설 안 쓰고 딴짓하는 게 고민이라는 사람이 꽤 많다. 보통 집중 못 하는 자신을 탓하지만, 집중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성격 때문일까? 


학창 시절 공부할 때를 떠올려보자. 공부하려면 일단 책상 앞에 앉아야 한다. 그리고 집중해서 밑줄 치며 공부하고, 문제 풀어야 한다. 처음 10분은 집중이 되지만, 점점 허리가 아프고, 어깨 통증이 느껴진다. 또는 배가 고프기도 하다. 먹고 싶은 게 떠오르고, 공부 끝나고 맛있는 음식 먹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이런 상상이 단순히 성격 때문은 아니다. 




나의 경우 현재 요가를 배운 지 10개월 정도 되었다. 요가하면서 근력이 생기고 체력이 늘어서, 지금은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요가 시작하기 전에는 오래 앉아 있는 걸 누구보다 못했다. 


앉아 있는 자세는 허리에 무리가 간다. 그래서 허리가 약하거나 근력이 적은 사람은 오래 앉아 있기 힘들다. 요가 시작하기 전에 내가 그랬고, 그래서 소설을 긴 시간 쓰지 못했다. 


1시간 앉아서 글 쓰다가 일어나서 걸어 다니고, 한참 쉬었다가 다시 조금 글 쓰는 걸 반복했었다. 




요가하면서 체력이 생긴 지금은 오래 앉아서 작업하는 게 힘들지 않다. 4~6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서 글 쓸 수 있다. 


근력이 생겨 오랜 시간 글 쓸 수 있게 되면서, 나에게 생긴 습관이 하나 있다. 그건 긴 작업을 앞두고 '식량'을 항시 준비하는 것이다.


'식량'은 매우 중요한데, 보통 물/커피/주스 등 음료를 준비하거나 핑거푸드를 준비한다. 이런 '식량'은 장시간 작업하면서 허기진 뇌에게 에너지를 수시로 보충해준다. 가만히 글 쓰는 것이 보기에는 체력 소비가 적은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가만히 타이핑만 했는데, 금세 허기지고 배가 고프다. 배 고프면 육체는 본능적으로 '밥 달라고' 아우성친다. 생존보다 우선인 건 없기에, '식량'이 필요한 육체는 끊임없이 글 쓰는 걸 방해한다.


그래서 나는 허기짐을 느끼지 않고 더불어 뇌가 계속 일하도록 '식량'을 공급한다. '식량'은 간단한 음료 또는 핑거푸드로 절대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음식을 섭취하지는 않는다. 


음식이 들어오면 소화를 시켜야 하는데, 이때 신체가 소비하는 에너지가 크다. 보통 식곤증이라고 하는 식사 후 몰려오는 졸음은 아무 이유 없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소화시키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니까, 생활 에너지를 최소화하고-수면을 통해- 소화에 에너지를 집중하기 위해서 신체는 수면을 유도한다. 


배부르고 졸린 상황에서 어느 누가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래서 '식량'은 포만감을 느끼지 않는 선이 적당하다. 허기짐이 느껴지지 않는 정도의 음식을 꾸준히 섭취할 때, 오랜 시간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다. 



자꾸 소설 안 쓰고 딴짓해요...



소설 쓸 때, 딴생각이 날 수 있다. 그 이유가 한 작업을 오래 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이라면, 짧은 시간 글 쓰는 걸 추천한다. 


또는 '식량 부족'이나 '체력' 때문이라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소설은 '상상력'만으로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다. 글 쓰기는 엄청난 노동이라는 걸 알아야, 나에게 최적화한 글쓰기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같이 소설 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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